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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4월 17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04-17 조회수 : 2940

학창 시절에 아주 재미있게 본 영화가 기억납니다. 너무 재미있어서 몇 번을 봤는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사실 이 영화는 명절 때에 단골로 방송될 정도로 지금까지도 인기 있는 영화입니다.

우연히 인터넷에서 이 영화에 대한 소개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많이 봤었음에도 제가 알고 있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부분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분명히 같은 영화인데 다른 관점으로 소개하고 있는 것이었지요. 그래서 다시 이 영화를 찾아서 보았습니다. 인터넷에서 소개하고 있는 그 관점으로 영화를 보니 또다시 새롭게 볼 수 있었습니다. 한 번도 보지 않았던 영화를 새롭게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믿고 따르는 주님의 모습을 떠올려 보십시오. 사랑 가득하신 모습, 우리를 절대로 외면하지 않으시는 모습, 언제나 내 편이신 분으로 생각하면서 하늘에서 우리를 인자한 모습으로 바라보시는 모습을 떠올리시는 것은 아닐까요? 그런데 꼭 우리의 생각 안에서만 머무시는 분이실까요? 아닙니다. 우리의 생각을 뛰어넘어서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분이십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제자들은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예수님의 또다른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바로 호수 위를 걸어 배에 가까이 오시는 모습입니다. 사람이 물 위를 걸을 수 없다는 것은 모두가 잘 알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까지 예수님께서 보여주셨던 놀랍고 신비스러운 표징들을 기억한다면 이 역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했습니다.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기쁘게 맞이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새로운 모습의 주님을 알아보지 못하는 제자들입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으로 주님의 모습을 한정 지었기 때문에 주님을 알아볼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이는 우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주님은 이런 분”이라고 단정을 짓는 순간, 주님을 알아보는 우리의 시각은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새롭게 다가오시는 주님에 대해서도 놀라워하지 않고 오히려 기뻐하며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제자들의 두려움을 보시고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제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주님을 알아 뵙고 주님을 배 안으로 모셔 들이는 것이었습니다. 그 결과 그들은 곧바로 가려던 곳에 가 닿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야 주님을 알아 뵙고 주님을 우리 안에 모셔 들일 수 있습니다. 그때 우리가 가려는 곳, 하느님 나라에 가까이 다가서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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