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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6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06-06 조회수 : 2380

건네진 몸과 피로 계시하시는 하느님 


[말씀]

■ 제1독서(탈출 24,3-8)

독서에서 우리는 이스라엘 백성이 시나이산에서 모세의 중개로 하느님과 계약을 체결하는 피의 의식을 접한다. 고대근동의 모든 종교의식에서 피의 의식은 일반적으로 악을 쫓고 이로써 신과 화해하는 절차였으나, 이스라엘 종교에서 이는 하느님과 맺은 계약에 대한 ‘기념’이라는 새로운 의미를 지닌다. 성경에서 ‘기념’은 사랑의 행위를 가리키기에 이제 이스라엘 백성은 계약을 기념하는 경신례를 통해서 자신들을 선택하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세세대대로 하느님 백성으로서의 삶을 다짐하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

■ 제2독서(히브 9,11-15)

인간이 신적 생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진정한 의미의 선물은,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흘리신 피로 완성하신 선물이다. 이 선물은 우리가 죄의 노예, 죽음의 권세에서 해방되어 늘 하느님 사랑 안에서 살 수 있도록 한다. 대사제이신 그리스도께서 완성하신 참 제사를 통해 우리는 하느님과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게 되었으니, 이는 바로 새로운 계약이 체결되었음을 의미한다. 

■ 복음(마르 14,12-16.22-26)

제자들과 함께 마지막 파스카 의식을 거행하면서, 예수 그리스도는 이 의식에 당신 죽음에 대한 의미를 심어줌으로써 이를 새롭게 하신다. 이로써 미사성제는 십자가상 죽음과 부활로 그분이 마련하시고 완성하신 구원의 선물이 영원히 현존하고 있음을 기념하게 하는 의식으로 자리한다. 그분의 희생제사에 참여함으로써 신앙인들은 이미 바로 그분이 사랑으로 다스리고 계신 하느님 나라에 들어서는 자격을 부여받는다.

      

[새김]

■ 건네진 몸과 흘린 피, 이 표현들은 일반적으로 인간의 삶을 파멸시키는 극도의 비참함을 상기시킴과 아울러 마땅한 복수심을 연상시키는 표현들이다. 그러나 이 표현들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상 희생과 함께 더 이상 적대감이나 복수가 아니라 하느님 사랑을 드러내는 위대한 표현들로 자리하며, 하느님은 이 사랑이 미사성제 때마다 되풀이 기념되고 마침내 온 세상에 널리 퍼지기를 바라신다. 미사 참례는 따라서 하느님의 참사랑을 배우고 그 사랑 따라 살기를 다짐하는 신앙인들의 거룩한 의무이다.

■ 그리스도는 제자들과 함께 식사를 하시던 중에 성체성사를 세우셨다. 식사는 나눔을 실천하는 대표적인 예에 속하며, 함께 식사함으로써 가족간 또는 형제간의 유대관계가 돈독해진다. 아무리 바쁜 시대를 살아간다 하더라도 식사만큼은 가급적 자주 가족 모두 함께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그리스도는 음식으로 당신의 몸을 내어 나누게 하심으로써 나누는 모든 이가 하나 되게 하신다. 성체를 모시며 주님과 하나 되고, 형제들과 하나 되는 삶을 살아가자.


교우 여러분, 주님처럼 아낌없이 내어 주는 삶을 배우고 나눕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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