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게시판 > 보기

오늘의 묵상

6월 13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06-13 조회수 : 2256

산업화를 통해 눈부신 성장을 한 대한민국입니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불을 이미 달성했고(세계 26위), 국내총생산(GDP) 순위는 세계 10위입니다(2020년 10월 기준). 이제 세계에서 손꼽히는 나라라고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불행을 표시하는 지수들이 너무나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OECD 국가 중에서 자살률 1위, 노인 빈곤율 1위, 노인 고독사 1위, 산업현장에서의 노동자 사망률 1위, 노동시간 1위, 비정규직에서 정규직 전환율 꼴찌, 아동 삶의 만족도 꼴찌, 출산율 꼴찌, 사회 구성원 간의 신뢰도 꼴찌 등으로 나타납니다. 부끄러운 1위이고 꼴찌인 우리나라의 모습입니다. 더 발전하고 한없이 풍요로워지는 한국이지만, 겉으로만 발전하고 외적으로만 풍요롭게 보이는 모습이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요? 

발전과 풍요가 인간적 관계 안에서 이루어지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즉, 인간이 비인간적인 모습을 보이며 살아서는 행복할 수 없습니다. 

점점 비인간화되는 세상 안에서 사람들은 주님께 울부짖습니다. 왜 이런 세상을 만드셨고, 왜 우리를 이렇게 힘들게 하느냐고 불평불만을 주님께 던집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우리를 진정으로 사랑하십니다. 아오스딩 성인의 말씀처럼 우리를 창조하시기 전부터 사랑하셨습니다. 그래서 자유의지를 주셨습니다. 삶 안에서 우리에게 주도권을 주신 것입니다. 이를 오늘 복음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복음의 비유에 나오는 농부의 처신을 끝까지 지켜보십시오. 농부는 땅에 밀 씨앗을 뿌리지만, 그 뒤에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습니다. 

“땅이 저절로 열매를 맺게 하는데”(마르 4,28) 

이 역시 농부가 씨앗의 성장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농부가 활동할 때는 언제였습니까? 열매를 맺어 익었을 때였습니다. 수확 철이 다가온 것입니다. 뒤이어 나오는 겨자씨, 누룩의 비유와 비슷한 내용입니다. 

이를 보고서 누구는 하늘에서 조용히 사는 ‘한가한 하느님’으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바꿔 생각해보면 그분의 큰 사랑을 볼 수 있습니다. 즉, 우리에게 주도권을 주시려는 그분의 큰 사랑입니다. 자녀에게 주도권을 주시는 부모님의 모습을 생각해보십시오. 자신이 한가해지려고 주도권을 주는 것이 아닙니다. 진정으로 사랑하기에, 이것이 자녀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기에 주도권을 주시는 것입니다. 

주도권은 바로 우리에게 있습니다. 이 주도권을 잘 행사하기 위해 비인간화되는 세상이 아닌 사랑이 넘치는 관계가 될 수 있도록 각 개인이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야 진정한 인간으로 우리 모두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