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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12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09-12 조회수 : 812

실천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 


[말씀]

■ 제1독서(이사 50,5-9)

기원전 8세기의 예언자 이사야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는 익명의 예언자는 바빌론 유배 시기에 실의에 빠져 있던 동족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줌과 아울러 구원을 예고한다. 그러나 이 예언자는 이미 궁극적 해방은, 인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 줄 진정한 해방은 사랑으로 온갖 모욕과 몰이해를 감수할 고난받는 ‘종’의 작품일 것임을 내다본다. 하느님이 보시기에 이 종이야말로 인류를 구원의 세계로 이끌어 갈 유일한 참 의인(義人)이다.


■ 제2독서(야고 2,14-18)

야고보서 저자는 믿음 자체만을 중시한 나머지 선행 실천을 소홀히 하던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거슬러 분명한 입장을 밝힌다. 구원에 있어 믿음이 우선적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진정한 믿음은 이웃을 위한 실질적인 봉사를 통하여 드러날 수 있다는 가르침이다. 봉사와 희생 없이 아무리 탁월한 맹세라 할지라도 그것은 헛된 말, 되풀이를 거듭하는 빈 껍데기 주술에 불과할 것이다.


■ 복음(마르 8,27-35)

자신들이 직접 귀로 듣고 눈으로 확인한 사실에 큰 감명을 받은 사도들은 스승 예수님이 메시아이심을 고백하기는 하나, 그들이 연상하는 메시아의 모습에는 아직 고통받는 종의 모습이 드리워져 있지 않다. 복음서 한가운데서 사도들의 이와 같은 기본적인 몰이해를 언급하면서, 마르코는 십자가상 죽음 앞에 당혹감을 떨칠 수 없었던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합니까?” 이어서 “그러면 여러분은 나를 누구라고 생각합니까?” 실천적인 신앙생활을 통해서만이 응답이 가능할 것이다.

      

[새김]

■ 다윗 시대 왕정제도가 정립된 이래 구약의 저자들은 여러 가지 색깔로 메시아상을 그려왔으나, ‘고통받는 메시아’의 모습은 낯설 뿐만 아니라 당혹스러운 모습이었다. 하느님의 뜻을 받들어 백성을 구원의 세계로 이끄는 위대한 사명을 수행할 메시아에게 권세와 화려함은 몰라도 고통과 몰이해가 어울리기나 한 모습일까? 그러나 분명 유배시기 익명의 예언자는 성경에서는 처음으로 메시아의 근본적인 모습과 사명에 고통을 묶어 예고한 바 있으며, 우리는 이분이 고통을 당신의 삶으로 받아들이신 그리스도이심을 믿어 고백한다.

■ 주님께서 우리에게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라는 질문을 던지신다면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단순히 우리의 생각을 알아보고자 던지시는 질문은 아닌 것 같다. 그분처럼 살도록 노력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대답은 순수 피상적이거나 맥빠진 대답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이다. 주님께서 그러하셨듯이 온갖 고통을 받아들일 각오와 함께 이웃을 위한 희생과 봉사를 실천에 옮길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힘차게 그분을 메시아로 고백하며, 우리의 신앙이 살아 있는 참 신앙임을 드러내 보일 수 있을 것이다. 늘 실천이 뒤따르는 신앙, 마음속 저 깊숙한 곳에서 우러나와 온몸으로 행동하는 신앙을 살아나가자.


교우 여러분, 우리의 신앙은 행동으로 드러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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