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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30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09-30 조회수 : 737

예전에는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이 너무 신났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기계를 누구보다 먼저 구매해서 공부하는 얼리어답터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가 참 힘듭니다. 노안으로 조그마한 글씨로 되어 있는 사용 설명서가 잘 보이지도 않고, 지금 사용하고 있는 익숙한 것을 내려놓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용기도 부족합니다. 그래서 지금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도 또 타고 다니는 차도 모두 오래되었습니다. 그 밖에도 오래된 것들을 계속 사용하게 됩니다.


하긴 이제 달리는 것도 내 맘대로 되지 않습니다. 신체도 예전 같지 않다는 것입니다. 예전의 뛰어다니고, 새로운 것을 익히는데 두려움이 없었던…. 그래서 ‘10년만 젊었으면 참 좋겠다.’라는 생각이 절로 납니다.


언젠가 70대 어르신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어르신이 지금의 아쉬움을 이야기하며 이런 말을 사용하십니다.


“10년만 젊었어도….


어르신의 나이에서 10년만 젊어지면 60대입니다. 지금 제 나이보다도 더 많은 나이입니다. 그런데 60대만 되어도 할 수 있는 것이 많다고 생각하십니다. 그렇다면 50대인 저는 어떨까요? 맞습니다. 누군가가 엄청나게 부러워할 나이를 살고 있으며, 지금 할 수 있는 것이 분명 많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세상에 파견하시며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왜 일꾼이 적다고 말씀하실까요? 그렇다면 지금은 어떨까요? 인구 총수가 늘었으니 일꾼이 많아졌을까요? 이 일꾼을 단순히 사제나 수도자에 한정 지으면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사제나 수도자만 세상에 주님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직분에 상관없이 사랑을 전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주님의 일꾼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일꾼이 적다’라는 주님 말씀이 지금 이 순간에도 똑같이 울려 퍼지는 것 같습니다.


주님께 충실한 사람이 적기 때문입니다. 항상 우리 인간들에게 충실하신 주님과 달리, 우리는 주님께 충실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에게만 충실하려고만 합니다. 세속적인 것에 대한 지나친 관심, 욕심과 이기심으로 인해 자기 자신만을 바라보는 그 마음이 주님께 대한 충실함을 없애고 있습니다.


얼마나 주님께 충실하십니까? 그래서 사랑을 전하라는 주님의 그 말씀을 얼마나 따르고 계십니까? 주님의 충실한 일꾼이 되지 못하는 것 같아서 너무 죄송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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