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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1월 21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11-21 조회수 : 1389

우리에게 가장 절망스러운 순간은 의미를 찾기 힘들 때가 아닐까요? 특히 죽음의 순간에 자기 존재 이유를 잘 모를 때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죽음의 순간에서도 의미를 찾은 사람은 희망을 품고 죽음을 받아들입니다. 

죽음의 고통은 정말로 크다고 합니다. 그래서 정말 아프고 힘들 때, “아이고 죽겠네.”라고 자신도 모르게 말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여기에 자기의 존재 이유조차 찾기 힘들면 더 힘든 시간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할아버지께서 죽음 직전 신부님께 병자성사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신부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고 합니다. 

“신부님, 정말 고마워요. 제가 하늘 나라에 가면 신부님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이 할아버지께서는 자기 존재의 의미를 잃지 않으셨습니다. 죽고 나서도 해야 할 일이 있으니 말입니다. 실제로 편안한 모습으로 하늘 나라에 가셨다고 합니다. 

존재 의미를 찾아서 늘 희망을 간직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엉뚱한 곳에서 존재 의미를 찾는 것이 아닐까요? 즉, 세속적이고 물질적인 것이 의미 있는 것으로 착각합니다. 이것이 아님을 연중시기의 마지막 주일을 보내는 그리스도왕 대축일인 오늘, 임금이신 예수님을 바라봐야 합니다. 

하느님의 외아들이며, 우리 모두의 왕이라고 하시는 분께서는 절대 자신의 기득권을 내세우지 않으셨습니다. 철저하게 봉사하셨고, 철저하게 사랑을 실천하셨습니다. 이 세상에서 생각하는 왕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오히려 왕이 아닌 종의 모습을 연상하게 하는 초라한 모습의 주인공이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세상에서 말하는 ‘힘’이라는 것을 통해서는 참된 영광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당신의 몸 자체로 보여주셨습니다. 그래서 십자가의 죽음까지도 보여주시지 않습니까? 

이 예수님을 따르겠다는 우리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모습으로 살아야 할까요? 남보다 윗자리에 올라가서 재력과 권력으로 사람을 짓누르는 세상의 모습으로 살아서는 안 됩니다. 그와 정반대로 낮은 자의 모습으로 사랑과 희생으로 철저하게 봉사하는 예수님의 모습으로 살아야 합니다. 

참 영광을 얻는 방법을 보여주신 주님의 모습을 기억하면서, 이제는 세속적인 기준을 내세우지 말아야겠습니다. 대신 주님의 기준을 바라보고 철저하게 따를 때, 주님께서 주시는 영광을 통해 매 순간을 의미 있고 기쁘게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어떤 삶을 사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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