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 왕 대축일
우리의 임금이신 그리스도
[말씀]
■ 제1독서(다니 7,13-14)
기원전 2세기 그리스계 셀류코스 왕가의 유다교 종교박해시, 다니엘서 저자는 유다인들에게 신앙의 용기를 북돋워 주고자 신비스러운 미래의 인물 ‘사람의 아들’의 개선을 예고한다. ‘사람의 아들’은 주님의 이름으로 이 세상에 하느님 나라를 세우기 위해서 오실 것이며, 뭇 백성은 쓰러지지도 멸망하지도 않을 그분의 영원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을 찬양할 것이다.
■ 제2독서(묵시 1,5ㄱㄷ-8)
웅장하면서도 생동감 있는 묵시문학적 장면에 담아 역사의 이면을 드러내면서, 요한묵시록 저자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어떻게 이 역사의 ‘알파(Α)요 오메가(Ω)’, ‘시작이요 마침’이 되는지를 밝힌다. 그리스도께서 전생애를 통해 온전하게 살아가신 사랑은 역사가 출발할 때부터, 다시 말해서 하느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실 때부터, 그분 업적의 원동력이 된 기본 요소였으며, 이는 또한 이 역사를 완성으로 이끌 요소가 될 것이다. 사랑이 승리한다.
■ 복음(요한 18,33ㄴ-37)
믿음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권력 유지에 눈이 멀어 있던 이방인 행정관 빌라도가 예수 그리스도를 제대로 알아본다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빌라도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보장받고자 정신 나간 떠버리 정도로 보였을 그리스도를 단죄하고 만다. “당신이 유다인들의 임금이요?” 하는 빌라도의 질문 앞에서, 그리스도는 지금까지 줄곧 거부해 왔던 한 왕국을 선포하시나, 이 왕국은 인간의 지배구조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이 진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신비스러운 형제적 공동체 안에 불러 모으는 왕국을 말한다.
[새김]
■ 하느님 나라, 어떤 나라일까? 하느님 나라는 임금이신 예수 그리스도, 구약의 다니엘서 저자가 예언했던 ‘사람의 아들’이 친히 세우시는 나라이며, 이 세상의 나라와는 달리 오로지 사랑 하나만으로 건설되는 나라이다. 성부의 뜻에 따라 당신 자신을 희생제물로 바쳐 십자가에 못 박혀 희생되기까지 성자께서 보여주셨던 바로 그 사랑, 세상과 인간에 대한 아낌없는 사랑으로 건설되는 나라이다. 이 사랑으로 역사가 시작되었으니 동일한 사랑으로 역사가 완성될 것이며, 그러기에 사랑 자체이신 그리스도는 알파요 오메가, 시작이요 마침이시다.
■ 주님께서 친히 세우시는 하느님 나라 앞에서 우리와 우리가 몸 담고 있는 교회의 사명은 무엇일까? 주님의 제자들이 그러했듯이, 우리는 분명 하느님 나라 건설에 일꾼으로 초대된 사람들이다. 이 한 해를 살면서 마냥 부족했던 우리를 그래도 초대해 주시는 주님께 감사하며, 사랑 실천으로 임금이신 그리스도를 힘차게 고백할 때다. 우리의 작은 사랑 실천이 모여 위대한 하느님 나라 건설을 앞당길 수 있다는 희망으로 부족했던 신앙의 한 해를 정리하면서, 우선은 우리 주위에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는 사람들은 없는지 살피고 따뜻한 사랑을 나누도록 하자.
교우 여러분, 사랑 실천으로 임금이신 그리스도를 찬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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