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그를 대신해서 진심 어린 사과 한 마디만 해주기 바랍니다!
우리나라의 현대사에 치유 불가능한 깊은 상처와 좌절과 수모를 안겼던 학살자요 군부 독재자가 세상을 떴습니다.
끝끝내 잘못했다,
내 탓이다, 용서를 빈다는 말 한마디 없이, 그렇게 오욕의 세월 뒤안길로 사라져버렸습니다.
인간이기를 포기한 그에게 인간이기를 바랐던 우리의 기대가 허황된 것이었던가 봅니다.
그 오랜 세월, 그 숱한 기회를 족족 발로 차버리고, 끝끝내 인간이기를 포기한 그의 죽음이 참으로 불쌍하고 안타깝습니다.
그는 어찌 그리도 90평생 초지일관, 일편단심 동물처럼 살아왔는지 놀랍습니다.
죽기 일보 직전까지도 자기만의 그릇된 신념과 정신세계에 빠져, 끝끝내 사과를 거부한 그의 뇌는
참으로 연구 대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해 봐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입니다.
그도 밉지만 그의 주변에서 얼쩡거리며 집단적 광기를 지속해온 측근들, 가족들, 배우자, 자녀들의 금수만도 못한 모습 앞에, 분노를 넘어 깊은 슬픔이 다가오는 하루였습니다.
측근들과 배우자, 자녀들,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지금의 전국민적 분노를 외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또 다른 망언으로 안 그래도 쓰라린 깊은 상처에 굵은 소금을 끼얹지 말기 바랍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그를 대신해서 진심 어린 사과 한 마디만 해주기 바랍니다.
평생토록 걷지 말아야 할 악인의 길을 걷다가, 끝끝내 회개하지 않고 세상을 떠난 자의 죽음은, 남아있는 오늘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정말 큰 것 같습니다.
마치 이 땅 위에서 영원히 살 것 같았던 그였지만, 어느 날 갑자기, 소리소문없이 죽음의 천사가 그에게 다가갔습니다.
주님께서는 떠날 준비가 조금도 되지 않은 그를 데려가셨습니다.
결국 그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는 우리나라 역사 속에 길이 남을 것입니다.
민주화의 시계를 거꾸로 돌려버린 군부독재자, 국민의 생명을 수호하는 본분을 망각하고 국민에게 발포한 정치군인, 희대의 살인마, 상습 고액체납자, 단돈 29만원, 왜 나만 갖고 그래, 끝끝내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거나 회개하지 않은 금수(禽獸)만도 못한 인간...
그러나 밥 먹듯이 수시로 가슴치고 회개하는 사람들에게 마지막 날 주어질 은총과 축복은
엄청날 것입니다.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루카 복음 21장 19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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