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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5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12-05 조회수 : 1058

오늘 전례의 주제는 우리에게 오시는 구세주를 잘 맞이할 수 있도록 하는 ‘회개’이다. 하느님께서 그리스도를 통하여 베풀어주시는 구원은 어떤 정치적인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이웃 그리고 하느님께 대한 마음 자세를 온전히 새롭게 바꾸어 새로운 인간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즉 인간이 자신의 순수성을 되찾는 것 그것이 우리가 모두 필요로 하는 구원이다. 구원에 이르는 첫 단추는 바로 근본적으로 나 자신을 변화하는 것으로 하느님 앞에 회개라고 할 수 있다. 
 
바룩 예언자는 참된 회개는 “높은 산과 오래된 언덕은 모두 낮아지고, 골짜기는 메워져 평지가”(바룩 5,7) 되게 하는 데 있다. 즉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주님을 맞아들이고 모시는데 장애가 되는 모든 것들을 없애도록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할 때 우리는 “당신 영광 안에서 안전하게”(5,7) 나아갈 수 있다. 하느님 안에 우리가 머무르는 삶이 될 때, 참된 해방을 알게 되고 또한 하느님을 우리 안에 모시는 것 자체가 이미 구원이라고 할 수 있다. 
 
복음: 루카 3,1-6: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 
 
루카 복음은 좀 지나칠 정도로 개개 인물들을 역사를 열거하고 있는데, 이것은 당시의 역사적 지리적 배경의 신학적 차원을 말하는 것이고, 예수께서 이러한 보편적인 역사 안에 들어오셨고, 이제 그분이 역사의 중심이며, 역사에 충만한 의미를 부여하시는 분임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바로 그리스도의 오심은 모든 사람을 구원하는 보편적인 역사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6절) 이사야의 예언을 인용하고 있다. 
 
세례자 요한은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로서 주님의 오심에 대비하여 마음을 준비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가르침을 주었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인간의 내적 쇄신을 의미하고, 또 한편으로는 그 내적 쇄신을 실현하는 성사적 행위를 수행하였다. “그는 요르단 부근의 모든 지방을 다니며,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를 선포하였다.”(3절). 이 세례는 근본적으로 마음의 ‘회개’를 불러일으켰고, 그 마음의 회개는 ‘물’이라는 상징을 통해 표현되었다. 여기서 물은 인간을 새롭게 하고 깨끗하게 해주며 하느님으로부터의 ‘죄의 용서’를 선포하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그리고 이어서 “주의 길을 마련하여라.”(4절)는 것은 주님의 오심을 알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윤리적 차원에서의 큰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 분명하다. 낮아져야 할 산들은 바로 복음 첫머리에 말한 티베리우스, 헤로데 그리고 다른 정치지도자들이 가지고 있던 이기주의, 특권의식, 권력의 남용 등을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메워져야 할 ‘골짜기’들과 ‘언덕’들은 인간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불신과 실망과 낙담과 운명론과 체념에 빠져있는 태도를 말한다. 즉 우리의 마음 안에 주님께서 임하실 수 있는데 장애가 되는 모든 것을 비우고 내적으로 모든 면이 새로워져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윤리적인 면에서 항상 새롭고도 신선함을 갖추는 것이 우리 신앙인의 영원한 과제이다. 우리는 언제나 우리 마음에 장애를 가질 수 있는 나약한 인간이다. 그러나 항상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가운데 하느님께서도 우리 안에서 당신이 시작하신 ‘훌륭한 일’을 완성하실 수 있다. 이러한 완성은 이렇게 순화된 영적 감각에서 이루어진다. 우리 신앙인은 이 순화된 영적 감각을 통하여 ‘선’을 알고 행할 뿐 아니라, ‘가장 옳은 것이 무엇인지를 가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어, 사랑과 정의 안에 계속해서 성장해 갈 수 있다. “그리하여 여러분이 순수하고 나무랄 데 없는 사람으로 그리스도의 날을 맞이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오는 의로움의 열매를 가득히 맺어, 하느님께 영광과 찬양을 드릴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필립 1,10-11) 바오로 사도는 말하고 있다. 
 
여기서 사도는 ‘그리스도의 날’을 두 번(필립 1,6.10)이나 반복하고 있음을 주목하여야 한다. 그날에 우리는 우리의 성덕과 정의의 결실을 내어놓아야 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대림은 항상 우리를 깨어있게 하고 우리가 처한 상황에서 가장 옳은 일을 가려서 할 수 있도록 초대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주님을 우리 안에 모시는 것 자체로 우리는 이미 구원에 다가서는 것이다. 주님께서 우리를 당신의 뜻대로 이끌어 주시기 때문이다. 그 주님이 우리에게 오실 수 있도록 우리 안에 있는 높은 언덕들인 이기주의나 특권의식 또한 권력의 남용 등, 골짜기들인 실망과 좌절 그리고 우리 사이의 불신 같은 것을 없애는 우리 자신의 내적인 준비와 사랑의 실천이 따라야 할 것이다. 이 대림시기를 지내면서 더욱 우리의 삶을 하느님 안에 살 수 있도록 깨어있는 삶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가진 시간 속에서 가장 옳은 일을 가려서 할 수 있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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