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때의 일이 생각납니다. 당시 방학을 마칠 때쯤 되면, 학생들은 집에서 방학 숙제를 하느라 정말로 바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밀린 방학 숙제 중에서 제일 힘들었던 것은 ‘일기 쓰기’였습니다. 일기의 장점이 많다는 것은 초등학교 때에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문장력이 좋아지고, 또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선생님을 비롯한 어른들에게 귀가 닳도록 들었습니다. 그런데도 강압적으로 쓰는 일기라서 그런지 항상 일기 쓰기는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만약 그 당시에 자신의 고칠 점을 하나씩 적어나가면서 고치려고 노력했다면 어떠했을까요? 또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썼다면 어떠했을까요?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아는데도 불구하고 실천하지 않습니다. 실천을 통해서만 진정한 변화가 이루어지는데 순간의 만족만을 바라보면서, 늘 뒤로 미루기만 했기 때문입니다. 지금 당장 해야 할 일, 특히 주님의 일을 지금 당장 행하는 우리가 될 때, 후회하지 않는 삶 그리고 가장 행복한 나를 만들어 나갈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세례자 요한에 대한 예수님 말씀을 들을 수 있습니다. 구약시대에는 위대한 예언자들이 광야에서 살았고 그의 말을 들으러 광야로 사람들이 몰려갔습니다. 그러니 광야에 나가서 사람들이 본 요한은 바로 예언자임을 일깨워 주신 것이며, 요한은 예언자 중에서도 보통 예언자가 아님을 강조하십니다. 그래서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고 언명하신 것입니다.
세례자 요한은 주님께서 인정하실 만큼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역할을 했습니다. 거의 아무것도 없다고 말할 수 있는 광야에서 홀로 산다는 것이 어떻게 쉽겠습니까? 자신의 사명을 깨닫고, 지금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요한은 예수님의 구원사업에 직접 참여하지는 못하였습니다. 그러니 하느님 나라의 가장 작은 자라도 요한보다 훌륭하다고 하신 것입니다.
이것은 엄청난 사실을 가르쳐 주는 말씀입니다. 그 보잘것없는 제자들, 그들을 도와 초대교회에서 일하던 평범한 사람들, 그들과 함께 교회 안에서 믿음을 같이 했던 교우들이 보여주는, 예수님의 구원사업을 이어받아 일하고 있는 것이 얼마나 귀중한가를 가르쳐 주는 말씀입니다.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도 지금 해야 하는 주님의 일인 구원사업에 동참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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