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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25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12-25 조회수 : 863

어둠 속을 비추는 빛


[말씀]

■ 제1독서(이사 52,7-10)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빌론 땅에서 유배생활을 하고 있을 때 한 예언자, 흔히 제2이사야라 불리는 예언자가 다가올 해방을 선포한다. 이 선포의 말씀은, 말씀만으로 이미 해방자이신 하느님을 향해 서 있는 사람들에게 생명력을 불러일으키는 감동적인 말씀으로 머문다. “예루살렘의 폐허들아, 다 함께 기뻐하며 환성을 올려라. 주님께서 당신 백성을 위로하시고 예루살렘을 구원하셨다.” 



■ 제2독서(히브 1,1-6)

히브리서의 머리말에 해당하는 오늘 말씀은 마치 복음서처럼 “예수 그리스도는 누구신가?”라는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느님의 아들로 고백되는 그리스도의 신원에 대한 신학적 반성이 유다인들의 전통을 바탕으로 하는 논리를 통해 펼쳐지면서 “아드님”의 의미를 밝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나아가 히브리서 저자는 이 “아드님”이 천사들보다 더 위대한 존재임을 신학적으로 증명하는 가운데 결국 천사들도 모두 경배해야 할 대상이라고 가르친다. 


■ 복음(요한 1,1-18)

복음저자 요한은 자신의 기나긴 사도 활동 내내 추구해 왔던 깊이 있는 묵상을 통하여 스승 예수 그리스도가 어떤 분이신지를 밝힌다. 그는 하느님의 위대하심을 반영하는 “말씀”이 창조와, 창조의 연속인 역사를 통하여 어떻게 끊임없이 드러나고 있는지 간결한 문체로 서술한다. 창조의 순간부터 싹이 트고 자라나기 시작한 이 광채는 결국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히 그 모습을 드러내며, 이 광채는 또한 그분을 향하여 서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빛을 발산하기 시작한다.

      

[새김]

■ 인생을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모순들을 체험하는가! 어떤 일에 한 순간 열광하다가도 쉽게 실망하거나 혼란에 빠졌던 일, 한 때는 분명한 것처럼 보였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것이 의문으로 뒤덮여 있음을 깨달았던 일, 결과가 분명히 희망적이었으나 갑자기 모든 일이 수포로 돌아갔던 일 등등..... 이러한 인생의 수많은 모순 속에서 과연 우리는, 눈을 더욱 크게 뜨고서, 어두컴컴한 곳 또는 캄캄한 곳에도 빛은 분명히 비추고 있다고 믿고 선포할 수 있는가?


■ 그렇다. 오늘 성탄대축일의 말씀들은 그 빛이 분명히 비추고 있다고 가르치고 있다. 오늘 탄생하신 예수님 안에서 세상은 그분이 비추시는 빛으로 말미암아 변화의 단계를 맞이했으며, 우리 역시 변화할 것이다. 신앙을 통하여 빛을 따르게 된 우리는 사람이 되어 이 세상에 오신 사랑의 하느님 앞에 설 수 있게 되었으며, 아드님과 아버지의 사랑의 관계 속에 끼어들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빛이야말로 우리에게 생명과 희망을 주는 절대적인 것이며, 이 빛을 통하여 하느님께 더욱 가까이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교우 여러분, 빛으로 이 세상에 오신 아기 예수님과 함께 성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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