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게시판 > 보기

오늘의 묵상

1월 1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2-01-01 조회수 : 877

새해 첫날이 밝았다. 오늘은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이며, 세계평화의 날이다. 지금은 성탄 시기로 전례의 중심은 주님이시다. 그러나 아들을 기억할 때는 어머니도 기억하는 것이다. 왜 성모 마리아가 평화와 축복과 관계가 있느냐 하는 것은 ‘우리의 평화’이시며 하느님과 인간들 사이를 “원수가 되어 갈리게 했던 담을 헐어버리신”(에페 2,14) 그리스도께서 마리아를 통해 오셨기 때문이다. 그리스도를 낳아주는 행위가 평화를 전하는 것이며, 이 평화는 바로 구원이다. 그러기 때문에 이 축복된 삶은 365일 계속되어야 한다. 
 
복음: 루카 2,16-21: 여드레째 되는 날,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였다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아들은 여드레째 날 할례를 통하여 하느님 백성의 구성원이 된다. 그리고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였다.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를 위하여, 그리고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계신 분으로 항상, 그리고 오늘 여기서 주어지는 분이다. 단 말씀을 받아들이고, 성찬을 모시고, 마음의 할례 즉 회개할 때, 그분은 우리를 복된 교회의 지체가 되게 하신다. 
 
오늘 복음에서 천사들의 말대로 된 것을 확인하고 믿었던 목동들은 하느님의 영광을 찬양하며 돌아갔다. 이것은 말씀대로 이루어진 것을 보고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린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에게도 말씀이 살아있을 때 감사와 찬미가 나올 수 있으며, 그 안에 평화가 있다. 이 평화는 바로 구원이다. 목동들이 예수님을 본 순간 평화 즉 구원을 맛보고 돌아간다. 하느님께 그 평화에 대한 찬미와 감사를 드리면서 돌아갔다. 우리가 평화를 누리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주님을 만나 뵈옵기 위한 노력이다. 마치 천사의 말을 믿고 달려가는 목동들과 같이 말씀을 들은 즉시 실천하려고 하는 마음이다. 자기 생각이나 뜻을 죽일 수 있는 그런 삶이 평화를 구원을 느낄 수 있다. 
 
때가 찼을 때 당신의 아들을 세상에 보내시고, 여인에게서 나게 하시고 율법을 완성케 하셨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 하느님의 말씀, 성령을 통하여 인간을 당신의 자녀가 되게 해주셨다. “지금의 때”는 이 하느님의 말씀이 우리를 통해서 계속 태어나시며, 모든 인간을 하느님의 참된 자녀로 만들어 공동 상속자로 만드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하여야 할 일은 우리의 모습이 마리아의 모습, 즉 말씀을 잉태하여 낳아주는 마리아의 모습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모든 이가 하느님을 “압바, 아버지!”로 부를 수 있을 때 참 평화, 구원이 있을 것이다.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의 의미가 여기에 있다. 하느님의 어머니는 하느님의 말씀이 인간이 되셨다는 면에서 하느님의 어머니이다. 이제는 하느님의 말씀이 우리를 통해, 지금 여기서 태어나실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할 것이 있다. 그것은 마리아가 스스로 하느님의 뜻을 자유롭게 받아들여(루카 1,38 참조) 당신 자신이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신 신비로써 ‘구원’과 ‘평화’에 이바지하셨다는 것이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다른 사람들을 위한 선물이 되지 못하는 ‘모성’은 없다는 것이다. 우리와 같은 사람으로서 마리아에게서 이 같은 일이 나타났다면 모든 여인에게서도 마찬가지로 참된 사실이다. 모성은 결코 개인적인 것이 아니다. 이 때문에 낙태가 허용된 나라처럼 태아를 살해하도록 합법화하는 행위는 근본적으로 평화를 파괴하는 전쟁의 행위와 다를 것이 없다. 어머니와 자녀, 더 나아가 아직 태어나지 않아서 더욱 보호가 필요한 자녀와의 사이에 평화가 없다면 과연 어디에 평화가 있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성 바오로 6세께서는 1977년 ‘세계평화의 날’의 주제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당신이 진정 평화를 원한다면 생명을 보호하라. 생명은 처음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누구에 의해서든지, 또한 전쟁, 테러, 무죄하고 아무런 힘도 없는 태아에 대한 어머니나 의사들의 폭력 등 어떠한 방법에 따라서도 침해되지 않도록 항상 보호받아야 한다. 생명을 거스르는 모든 범죄는 평화를 침해하는 행위이다. 특히 낙태로써 태어나려는 생명을 없애는 것처럼 오늘날 무섭게 또 때로는 합법적으로 국민 대중의 습성을 썩게 하는 행위는 더욱 그렇다. 인간 생명은 잉태되는 순간부터 그 타고난 생을 다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신성한 것이다. ‘신성하다’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곧 생명이 어떤 억압도 받지 않게 되어있으며, 이해할 수 없는 것이며, 모든 존경과 배려와 정당한 희생을 받을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1976. 12. 8. 성 바오로 6세의 메시지). 
 
오늘 이 축일을 지내는 것은 그러기에 마리아가 당신의 아들 그리스도를 우리에게 주신 당신의 모성으로써 이 세상에 이루신 생명과 구원과 평화의 선물에 대해서 묵상하고 깊이 사색하도록 할 뿐 아니라, 그리스도의 강생 순간부터 그분의 생명과 밀접히 결합하여 변모된 모든 생명의 품위를 깨닫도록 촉구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이러한 가운데 참 평화를 간직한, 즉 구원의 기쁨을 가진 우리가 진정으로 남에게 복을 빌어줄 수 있으며, 그 복은 복을 빌어주는 이들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되돌아오며, 서로를 하나가 되게 해주고, 그것은 성자를 통하여 아버지께 올려지는 것으로, 이것이 참된 감사의 생활이며, 이 생활을 통해 우리는 평화를, 기쁨을, 구원을 항상 맛보며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먼저 평화를 맛보고, 그 평화를 빌어줄 수 있는 우리가 되도록 이 시간에 기도하자. 
 
오늘은 새해 첫날이기에 큰 희망과 부푼 꿈을 가질 수 있는 그러한 날이다. 첫날이기에 의미를 지니는 날이며, 이날 이 한해를 하느님께 바치자. 첫날이므로 성경의 말씀대로 하느님께 바치고 한 해를 하느님 앞에, 더욱 성실하게 살도록 다짐하자. 이러한 지향이 중요하다. 비록 오늘 짧은 시간이지만 기도와 미사를 통하여 1년의 계획을 압축하여 설계하며 하느님께 온전히 바쳐야 하겠다. 그래서 복음에 나타난 목자들과 같이 우리도 언제나 하느님께 찬양을 드리며 영광을 드리는 삶을 갖도록 노력하는 새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