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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월 10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2-01-10 조회수 : 874
1월10일 [연중 제1주간 월요일] 
 
1사무엘 1,1-8   마르코.1,14-20
 
단순화시킬 때 명품이 탄생합니다!
 
 
이제 우리는 또 다른 출발선상에 서 있습니다.
교회 전례력 안의 여러 전례 시기들 가운데 가장 평범하지만, 그래서 더욱 소중한 연중시기를 시작합니다.
연중시기가 있기에 사순․부활 시기가 더욱 빛을 발합니다.
연중시기가 있기에 대림․성탄시기가 더욱 풍요롭습니다.
이처럼 연중시기는 다른 전례시기의 배경이자 기본이 되는 것입니다.
 
한 시절을 매듭지을 때 마다, 그리고 새로운 절기를 맞아들일 때 마다 드는 한 가지 생각이 있습니다.
 
그 누군가가 이 세상에 와서 죽지 않고 영원히 산다면 그것은 엄청난 고통일 것입니다.
한번 만개한 꽃이 시들지 않고 계속해서 피어있는 것도 무척 어색한 일일 것입니다.
우리네 사랑에 이별이 있고, 인생에 기승전결이 있다는 것, 시절의 끝자락이 있다는 것은 너무나 다행한 일입니다.
인생에도 저무는 황혼이 있다는 것은 너무나 좋은 일입니다.
왜냐하면 그 황혼 속에서 사람들은 비로소 착해지기 때문입니다.
 
연중 제1주일 월요일 아침, 어제와 별 다를 바 없는 하루로 여기지 말아야겠습니다.
오늘 우리가 보낼 이 하루는 우리네 인생 여정에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금쪽같은 하루이기에
허투루보내지 말아야겠습니다.
 
우리 교회가 전례력을 목숨처럼 소중히 여기며 반복해서 축제를 되풀이하는 이유를 알았습니다.
우리들의 시간 속에 항상 현존하시는 주님을 기억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는 찰나의 순간 속에서도 불멸을 추구해야겠습니다. 
영원 속에서도 순간의 기쁨을 만끽해야겠습니다.
 
이 연중시기의 첫날, 예수님으로부터 부르심을 받은 제자들처럼 기쁜 마음으로, 감개무량한 심정으로
다시 한 번 주님과 함께 힘찬 항해를 시작해야겠습니다.
 
예수님께서 첫사도단을 부르시며 이렇게 외치십니다.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다.”
생업인 고기잡이에 전념하고 있던 첫 사도단의 반응이 놀랍습니다.
 
목숨처럼 소중히 여기던 생계의 소중한 도구인 배도, 그물도 버립니다.
아버지도 삯꾼들도 뒤로하고 즉시 스승님을 따라나섭니다.
참으로 큰 버림이요, 큰 도전이요, 큰 투신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버림’, ‘비움’이란 말이 재해석되고,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들이 여기저기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결론은 이것입니다. “비우면 채워지고 버리면 얻게 된다!”
 
기업 컨설팅 전문가들도 외칩니다.
“장래성이 없거나 본질에 맞지 않는 사업은 과감히 포기해야 합니다.”
 
의류 디자인 전문가들도 강조합니다.
“옷을 디자인할 때는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는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욕심을 버릴 때 좋은 디자인이 나옵니다.
단순화시킬 때 명품이 탄생합니다. 버린다는 것은 다른 말로 기본에 충실하다는 의미입니다.”
 
오늘 사도들께서 크게 버림으로 인해 크게 얻었음을 기억합니다.
오늘 우리들 삶의 목록에서 과감하게 버려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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