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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월 25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2-01-25 조회수 : 1055

아버지께서 하늘 나라에 가신 뒤, 읍사무소에 가서 ‘가족관계서’ 1통을 발급받았습니다. 부모님 재산을 정리하는 데 필요하다고 해서 발급받은 것입니다. 그런데 서류를 보는 순간 눈물이 저절로 나옵니다. 제가 결혼하지 않았으니, 증명서에는 저와 부모님만 나와 있었습니다. 그런데 부모님 이름 옆에 ‘사망’이라는 글씨가 적혀 있는 것입니다. 

분명 두 분의 장례를 치렀고, 자주 산소에 가서 미사와 연도를 바칩니다. 그러면서 부모님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었고, 이제 산소에 가도 눈물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마음 깊숙한 곳에서는 부모님의 죽음을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나 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만 힘든 것일까요? 어떤 이별이든 우리에게 커다란 아픔과 상처를 가져다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별을 힘들어하면서도 이별의 삶을 계속 선택하며 사는 것 같습니다. 바로 주님과의 관계입니다. 주님과 진정으로 사랑의 관계가 되어야 하는데, 당연히 이별해야 하는 것처럼 관계를 끊으려고만 합니다. 이 이별은 괜찮을까요? 우리는 주님과 절대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관계이기에 삶 자체가 힘들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주님과 끈끈한 관계가 되어야 합니다. 어렵고 힘든 시간을 극복하는 가장 큰 힘이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복음 선포의 사명을 전달하십니다. 믿고 세례를 받는 이는 구원을 받고 믿지 않는 사람은 단죄받을 것이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믿는 이들에게는 여러 표징이 따른다는 약속도 하시지요. 믿음의 힘이 그렇게 크다는 것입니다. 

이런 믿음을 가지고서 자신의 모든 것을 봉헌하며 복음 선포의 사명을 충실하게 했던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바오로 사도입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율법을 엄격히 준수했던 철저한 유다인이었습니다. 율법만을 준수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당시의 종교 지도자들의 생각을 따르게 되었고, 그래서 그리스도교를 박해했습니다. 주님과 이별의 삶을 살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그에게 기회를 주십니다.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에 부활하신 예수님을 체험하면서 회심해서 그리스도의 사도가 된 것입니다. 주님과 같은 관계를 맺게 된 것입니다. 

회심을 통해 얻게 된 믿음, 이 믿음이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 커다란 가르침을 전달해주었습니다. 믿음으로 각종 표징이 일어난다는 것을 이방인의 사도로 활동했던 바오로의 삶을 통해 증명되었습니다. 

우리는 과연 주님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습니까? 이별의 관계인가요? 아니면 사랑의 관계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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