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4주일
예언직 수행의 기본은 사랑실천
[말씀]
■ 제1독서(예레 1,4-5.17-19)
오늘 예언자로 불림을 받는 이야기 가운데 일부를 접하게 되는 예레미야의 생애는 그야말로 비극의 연속이었다. 온갖 죄악에 대한 응벌로서의 불행을 예고함으로써 늘 따돌림당하고 박해받는 몸이 된 예언자, 사랑으로 충만한 사람이면서도 동족들의 증오로 마음이 찢겨 있던 예언자, 그러나 그는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던 순간부터 한시도 자신의 사명을 소홀히 할 수 없었다. 그러기에 예레미야는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 있어서 사랑하던 사람들에 의해 버림받으신 예수 그리스도를 예시한 인물로 길이 남게 되었다.
■ 제2독서(1코린 12,31-13,13)
코린토 교회의 상당수의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성령께서 주신 예외적인 은총의 선물을 자랑하는 데 급급한 나머지 공동체의 일치가 아니라 분열을 조장하기 일쑤였다. 이와 같은 종교적 현실 앞에서 사도 바오로는 그 어떤 선물보다도 ‘사랑’이라는 선물만이 성령의 현존과 역사(役事)에 대한 구체적인 표지라 가르친다. 한편 생명의 샘인 이 사랑은 인간의 가장 본능적인 저항으로부터의 죽음을 전제로 하기에 인내와 용기 없이는 실천이 어렵다.
■ 복음(루카 4,21-30)
나자렛의 유다교 회당에서 찬사와 함께 영접을 받으신 후 곧 거칠게 버림받으실 그리스도는 구약의 예언자들의 운명을 예로 들어 고독과 소외를 구원사업수행을 위한 당연한 과정으로 받아들이신다. 나아가 그분은 이방인들의 구원에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던 유다 세계, 오직 억압 세력에 대한 적개심에 불타 복수의 그날을 기다리며 살고 있던 유다 세계의 편협한 구원관을 질타하시면서 하느님의 사랑은 어느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보편적인 사랑임을 역설하신다.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은 이제 유다인들만의 독점물이 아니다.
[새김]
■ 성경의 예언자들은 자신들을 예언자로 부르고 파견하신 하느님의 이름으로 말씀을 전했던 사람들이다. 현재 곧 ‘지금’이라는 시점에서 이스라엘이 하느님의 백성다운 모습을 견지할 수 있도록, 비뚤어진 길을 걷고 있다면 다시 돌아오도록, 응벌의 결과로 고통 속에 있다면 용기를 잃지 않도록 훈계와 질책과 위로의 말씀을 아끼지 않았던 사람들이다. 그러나 정의와 진리를 바탕으로 불의와 거짓을 거침없이 고발해 나갔던 이들의 예언활동에는 언제나 수많은 장애물이 가로막고 있었다. 예언직 수행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 하느님의 백성으로 선택되었으니 구원은 보장되어 있으며, 이 구원은 또한 우리만의 것이라는 배타적인 구원관에 맞서 투쟁해야 했던 예언자들의 삶은 고통과 고독 그 자체였으며, 대예언자이신 그리스도의 삶 또한 다를 바가 없었다. 모든 민족의 구원을 위하여 십자가상 제물이 되신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고 있는 우리로서는 어느 누구와의 만남에서도 보다 보편적인 자세, 그들 모두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의 대상에서 결코 제외되지 않는다는 인식을 우선해야 할 것이다. 더욱이 각종 장애로 고통 중에 있는 이웃들에 대해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하겠는가? 바오로 사도의 가르침대로 사랑으로 말하고 행동하는 신앙인이 되자.
교우 여러분, 사랑 실천은 신앙인의 가장 위대한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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