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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2월 2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2-02-02 조회수 : 1060

우리 삶은 늘 새로운 시작의 연속이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으로 공부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대학생으로 또는 사회인으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됩니다. 결혼으로 처녀·총각의 삶이 끝난 것 같지만, 가정의 새로운 시작입니다. 정년퇴임, 은퇴 등으로 사회생활의 끝에 서 있는 것 같지만, 새로운 삶인 인생 2막의 시작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시작과 끝은 늘 맞물려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누구는 끝을 보면서 절망과 좌절을 하고, 누구는 시작을 바라보며 희망과 기쁨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세상이 망할 것처럼 생각될 때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끝’이라는 체험을 하게 될 때, 새로운 ‘시작’의 희망도 맞물려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고통과 시련의 순간에도 분명 희망이 맞물려 있습니다. 

몇 해 전에 있었던 사제 연피정에서 피정 지도를 해주셨던 주교님께서 해주셨던 말씀이 기억납니다. 

“고통과 시련의 순간이 오면, 눈을 감고 울어서는 안 됩니다. 그때 하느님의 선물도 같이 오기에 더 눈을 크게 뜨고 주변을 둘러봐야 합니다. 눈 감고 울다가는 하느님의 선물을 받을 수 없습니다. 어렵고 힘들 때, 우리는 고개를 숙이고 슬피 웁니다. 그러나 울 때가 아니라 선물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주님의 성탄을 지내면서 인간의 모습으로 겸손하게 우리를 찾아오신 주님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분이 탄생하신 지 40일째 되는 날, 유다 전통에 따라 아기 예수님을 성전에 봉헌했던 사건을 기념하는 주님봉헌 축일을 오늘 보냅니다. 이날 아기 예수님은 이스라엘이 위로받을 때를 기다리던 시메온 예언자와 밤낮으로 하느님을 섬겼던 한나 예언자를 만납니다. 

시메온 예언자는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주셨습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라며 큰 기쁨을 표현했고, 한나 예언자도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모든 이에게 그 아기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만큼 기쁨이 넘쳤던 것입니다. 그들은 말라키 예언자의 예언인 “너희가 찾던 주님, 그가 홀연히 자기 성전으로 오리라.”(말라 3,1) 말씀이 실현되었음을 본 것입니다.

당시 이스라엘은 외세의 점령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가는 위기의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하느님의 섭리를 포기하지 않았던 두 예언자는 아기 예수님과의 만남으로도 충분히 기뻐할 수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성전에서 하느님께 기도하면서 하느님의 뜻을 알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절망과 좌절 속에서 오히려 더 큰 선물이 이 땅에 왔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계속 하느님과의 만남을 가져야 합니다. 어쩌다 기도하고 어쩌다 성당 가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구원의 손길을 늘 기다려야 합니다. 분명 사랑 그 자체이신 분이기에 큰 선물을 받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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