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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2월 6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2-02-06 조회수 : 1079

은총의 힘


[말씀]

■ 제1독서(이사 6,1-2.3-8)

지난 주일의 예레미야에 이어 오늘은 예언자 이사야의 소명기사 가운데 일부가 선포된다. 기원전 8세기 남 유다의 왕과 지도자들이 친(親) 아시리아 정책을 통하여 아시리아 제국의 힘에 의존하려 하자, 예언자는 이를 주님께 대한 믿음의 결핍에서 오는 결과로 판단하고서 정면으로 맞선다. 이사야는 주 하느님만이 이스라엘의 흩어진 마음을 바로잡으실 수 있는 거룩하신 분이심을 믿고 선포하기 위하여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십시오”하는 외침과 함께 험난한 예언활동을 펼치기 시작한다.


■ 제2독서(1코린 15,1-11)

인간적인 관점에서 판단하고 행동함으로써 분열의 조짐을 보이고 있던 코린토교회의 신자들에게 사도 바오로는 복음의 핵심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그리스도는 당신 죽음으로 인간을 구원하셨고, 당신 부활로 은총의 세계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셨으며, 신앙인들은 매일의 삶을 통하여 이를 체험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임을 역설한다. 한편 바오로는 교회를 박해하던 자신이 사도가 된 것은 순전히 이 은총의 힘이었음을 고백함으로써 은총의 효력을 증명해 보인다.


■ 복음(루카 5,1-11)

고기잡이에 대한 기적과 첫 사도들의 부르심에 관한 복음저자 루카의 기록은 초대교회가 수행해야 할 사명에 있어 기본 지침을 제시해 준다. 군중들에게 복음을 전하신 후 그리스도는 베드로와 동료들에게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치기를” 명하시며, 많이 잡힌 물고기를 보고 놀라 두려워하던 그들에게 어부가 아니라 사도로서의 사명을 부여하신다. 사도들과 이들 위에 기초한 교회가 복음전파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어부라는 직업과 늘 하던 대로의 고기잡이 법이 상징해 주는 ‘안주하고 만족하려는 삶의 방식’을 벗어나 더 깊고 넓고 높은 곳을 지향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절실하다.

      

[새김]

■ 하느님의 부르심에 “저를 보내십시오” 하는 외침과 함께 이사야는 한 생을 그분의 충실한 예언자로 살아갈 수 있었고, 초대교회를 박해하는 일에 앞장섰던 바오로가 사도 대열에 서서 이방인의 사도로 위대한 업적을 남길 수 있었으며, 갈릴래아 호수에서 고기 잡는 일에 종사하던 베드로와 그의 동료들이 그리스도의 제자로 불림을 받아 지상교회를 책임질 초석으로서의 삶을 준비해나갈 수 있었던 이 모든 역사적 현실은 하느님께서 베푸신 은총의 힘의 결과였다. 고요하면서도 힘있게 다가오는 은총의 힘을 느끼며 살고 있는가?


■ 흔히 교회는 필요한 각종 제도를 갖춘 하나의 조직체로만 인식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인류와 세상 구원을 위해 당신 자신을 십자가상 제물로 바치신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던 사도들 위에 지상의 교회가 세워졌음을 다시금 새긴다면, 제도로서의 교회와 함께 하느님 백성으로서의 교회의 모습은 간과될 수 없다. 교회는 세상을 향해 닫힌 문을 열어놓아야 할 뿐만 아니라, 어느 누구도 배제될 수 없는 구원의 대상을 찾아 나서야 한다. 주님은 지금도 ‘하던 그대로’를 떠나 “좀더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치기를” 명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교우 여러분, 우리는 깊고 넓고 높은 곳을 지향하는 신앙인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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