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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2월 27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2-02-27 조회수 : 1332

마음속을 드러내는 말


[말씀]

■ 제1독서(집회 27,4-7)

집회서 저자인 한 유다인 현자는 인간이 너무나 쉽게 빠져드는 잘못된 생각과 판단에 대하여 안타까움을 토로한다. 사람은 흔히 자신이 옳다고 믿기를 원하며, 나아가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이를 믿게 하고자 한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속은 그 사람이 토해내는 말, 그가 다루고자 하는 주제 진술을 통하여 밝혀지기에 말의 중요성은 부정할 수가 없다. 훗날 그리스도는 “마음에서 넘치는 것을 입으로 말하는 법이다”하는 말씀으로 말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실 것이다.


■ 제2독서(1코린 15,54-59)

주님의 부활을 기념하면서 사도 바오로는 앞으로의 설교에서 점차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될 주제 하나를 던진다. 그리스도는 율법, 심판의 중요성을 강조할 뿐만 아니라, 이로써 죄의식을 가중시키는 율법의 지배로부터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이 세상에 오신 분이라는 신앙고백이다.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통하여 드러난 새 삶은 사람들로 하여금 하느님의 은총의 세계를 체험하도록 초대하며, 특히 그리스도교를 믿어 고백하는 신앙인들은 하느님의 은총에 힘입어 주님의 사업에 동참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는다.


■ 복음(루카 6,39-45)

그리스도는 자신을 범접할 수 없는 절대적인 판단의 소유자로 착각하여 남을 함부로 판단함으로써 거짓 예언자로 전락하고 마는 어리석은 자들을 거슬러 경고의 말씀을 전하신다. 이들은 타인을 이끌 수 있다고 자랑하나, 결국은 제 갈 길도 찾지 못해 헤매는 마음의 눈이 먼 사람, 위선자들일 뿐이다. “마음속에 가득 찬 것이 입 밖으로 나오게 마련이듯이” 이들이 떠들어대는 말들은 자신들을 부추기는 잘못된 의식을 그대로 반영해준다.

      

[새김]

■ 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말은 단순한 음성적 표현 또는 소통 수단 이상으로 인간의 마음속을 드러내는 표현양식이기 때문이다. 사실 격언이나 속담 등에서 말만큼이나 많은 말도 없을 것이며, 말로 인해 빚어진 체험담쯤은 적어도 한두 가지씩은 안고 있을 것이다. 인간 삶에 절대 필요한 요소이면서도 가장 조심해야 할 말, 오죽했으면 ‘침묵이 금’이라는 격언까지 탄생되었을까! “마음속에 가득 찬 것이 입 밖으로 나오게 마련”이라면, 마음을 옳고 바르게 다스리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 가르치고 지도하는 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말에 대한 절제는 더욱 요구된다. 갖은 말로 자신을 내세우기에 급급하거나, 그것도 모자라 남을 제멋대로 판단하여 상처만을 준다면, 입을 다물고 있는 편이 훨씬 낫다. 하느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이웃의 처지를 살피는 자세가 앞서야 하며, 이런 자세로 다잡은 고요하고 선한 마음을 절제 있는 말로 표현해 나갈 때 비로소 우리는 말의 의미와 가치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 않아도 될 말 앞에서는 ‘침묵이 금’일 수 있으나, 해야 할 말을 하지 않음으로써 ‘침묵이 체념이나 비굴함’의 표현이 된다면, 이 또한 안 될 일이다.


교우 여러분, 마음이 선해야 선한 것을 내놓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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