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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8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2-03-08 조회수 : 1647
3월8일 [사순 제1주간 화요일] 
 
마태오 6,7-15 
 
주님의 기도와 함께 좋으신 주님의 손길에 우리 인생 전체를 온전히 맡깁시다! 
 
 
예수님 시대 당시 이스라엘에 인접했던 근동 지방 이민족들이 바치던 기도는 엄청나게 요란스럽고 장황했습니다.
복잡하고 떠들썩했습니다. 
수십, 수백 가지의 신들의 이름을 줄줄이 외치며 그들을 ‘기도의 현장’으로 불러냈습니다. 
 
그리고 집요하게 그들에게 떼를 쓰기 시작합니다. 몇 시간이고 반복해서 신들을 압박하고 졸라대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입니다. 
결국 나중에는 신들이 귀찮아서 어쩔 수 없이 그들의 청을 들어준다는 억지스런 기도 방법이었습니다. 
 
이런 비정상적이고 어처구니없는 이방인들의 기도 스타일이 은연중에 유다 백성들 사이에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모습을 접한 예수님께서는 너무나 황당하셨을 것입니다.
어떤 기도는 기도가 아니라 하느님을 협박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느님을 시험해보는 것이었습니다. 
하느님을 조롱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의 하느님은, 이 땅에 육화하신 하느님의 분신인 예수님은 근본적으로 복잡한 것을 싫어하십니다.
아주 단순하신 분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복잡하고 수많은 율법 조항들을 ‘하느님 사랑, 이웃 사랑’이란 단 한 문장으로 압축하지 않으셨습니까? 
 
이런 예수님의 단순성은 기도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너희는 기도할 때 다른 민족 사람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해야 들어주시는 줄로 생각한다.
그러니 그들을 닮지 마라. 너희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마태오 복음 6장 7~8절) 
 
우리가 잘 되기만을 간절히 염원하시는 우리의 하느님이십니다.
우리의 모든 희망, 우리의 모든 근심 걱정, 우리가 매일 지고 가고 있는 고통과 십자가를 환희 들여다보고 계시는 우리의 하느님이십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 우리를 좋은 길, 결국 구원과 하느님 나라로 인도하시고자 애를 쓰시는 우리의 하느님이십니다. 
 
이런 하느님이 계시는데 줄줄이 잡신의 이름을 불러낼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런 하느님이 계시는 데 수백 가지 걱정에 시달릴 필요가 어디 있겠습니까? 
 
좋으신 주님의 손길에 우리 인생 전체를 온전히 맡기는 일, 그분 사랑과 자비의 손길에 우리 삶 전체를 봉헌하는 일이야말로 참된 기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결국 하느님께서 가장 기쁘게 받으실 기도는 당신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직접 만드셔서 우리에게 주신 주님의 기도입니다. 하루에도 여러 차례 바치게 되는 주님의 기도를 올리는 순간마다,
우리의 삶, 우리의 의지, 우리의 사랑을 그분께 봉헌하면 좋겠습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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