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3주간 화요일>(3.22)
"주님, 제 형제가 저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마태18,21)
'왜, 용서해야 하는가?'
베드로가 예수님께 다가와 어떤 형제가 나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하는지를 물으면서, "일곱 번까지 해야 합니까?" 하고 묻습니다.
믿는 이들 안에서 '일곱'이라는 숫자의 의미는 '완전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니 베드로가 언급한 일곱 번 용서도 대단한 용서인데, 예수님께서는 이것에 더하여,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마태18,22)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은 '용서에는 조건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그 이유에 대해, 예수님께서는 '매정한 종의 비유'를 들어, 우리가 먼저 용서받은 몸이기 때문에 너를 용서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내가 먼저 용서를 받았으니, 나도 너를 용서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너에 대한 조건 없는 용서는, 자비로우신 하느님으로부터 내가 먼저 용서받고 있다는 믿음에서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너희가 저마다 자기 형제를 마음으로부터 용서하지 않으면,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에게 그와 같이 하실 것이다."(마태18,35)
내가 살기 위해서 너를 용서합시다!
내가 먼저 용서받았음을 기억하면서 너를 용서합시다!
용서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원수를 용서하고, 나를 힘들게 하고 박해하는 사람을 조건 없이 용서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너를 보지 말고, 매순간 용서를 청하는 나를 외면하지 않으시는 하느님으로부터 조건 없는 용서를 받고 있다는 것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면 용서는 결코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먼저 나를 위한 하느님의 사랑을 똑똑이 기억하고,
나도 너에게 사랑이 되고 용서가 됩시다!
"이 악한 종아, 네가 청하기에 나는 너에게 빚을 다 탕감해 주었다. 내가 너에게 자비를 베푼 것처럼 너도 네 동료에게 자비를 베풀었어야 하지 않느냐?"(마태18,22)
마산교구 이병우 루카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