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신앙에 이르는 길
복음은 부활의 기쁨을 경축하고 있는 우리들을 빈 무덤으 로 모여들게 합니다. 예수님을 믿고 따랐던 사람들에게 빈 무덤은 희망이 멈추고 상실과 슬픔, 좌절에 머물러 있는 곳 이었습니다. 이 무덤을 주간 첫날, 해가 밝기도 전에 한 여 인이 찾습니다. 바로 예수님을 사랑했던 마리아 막달레나 입니다. 그곳에서 그녀는 예상치 못한 광경을 목격합니다. 무덤을 굳게 닫고 있던 돌문은 열려져 있고, 예수님의 시신 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 상황으로 마리아 막달레나의 슬 픔은 당혹감으로 변합니다. 그리고 인간적인 논리로 누군 가가 예수님의 시신을 다른 곳으로 모셔갔다는 나름의 합 리적인 생각에 이릅니다. 이는 그녀의 신앙이 아직 ‘부활’ 의 믿음에 이르지 못했음을 보여줍니다.
마리아는 서둘러 이 소식을 제자들에게 전합니다. 그러나 사도들은 그녀의 말을 헛소리로 치부하고 믿으려 하지 않 습니다(루카 24,11). 그래서 베드로와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다른 제자들은 그녀의 말을 확인하기 위해 무덤으로 갑니 다. 그리고 그곳에서 마리아 막달레나의 말이 거짓이 아님 을 자신들의 눈으로 직접 확인합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얼 굴을 쌌던 수건과 아마포를 봅니다. 그리고 믿게 됩니다. 요한은 이 믿음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복음 말미에 의미심장한 말을 남깁니다.
‘사실 그들은 예수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는 성경 말씀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요한 20,9).
예수님의 말씀이 없었다면 마리아 막달레나의 생각처럼 빈 무덤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인간적인 한계에서 해석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성경 말씀에 대한 깨달음 을 통해 빈 무덤이 예수님 부활의 표징임을 해석하고, 부활 에 대한 믿음으로 다가갈 수 있음을 나타냅니다. 이로써 부 활의 직접적인 목격자가 아닌 우리도 어떻게 부활의 신앙 에 다가갈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우리가 성경 말씀을 신뢰 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곧 부활 신앙을 기르는 길입니다. 이 같은 신앙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더 이상 빈 무덤은 슬 픔의 장소가 아니라 희망의 장소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 떤 삶의 자리에서도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사도 바 오로는 이 믿음 속에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다음과 같이 격려합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와 함께 살아났으니,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십시오’(콜로 3,1).
‘위에 있는 것을 생각하고 땅에 있는 것은 생각하지 마십시오’(콜로 3,2).
희망이 사라진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절망만으로
가득 차 더 이상 빛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
생명의 말씀이 담겨진 하느님 말씀으로 빛이신 주님을 만
나고 그를 통해 절망을 이겨내는 희망을 찾으십시오. 그 희
망이 바로 절망처럼 보이는 빈 무덤을 넘어 죽음을 이겨내
는 부활의 희망입니다. 거룩한 부활 시기, 모든 분들이 삶
의 자리에서 빈 무덤을 통해 부활을 체험하시기를 기도합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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