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게시판 > 보기

오늘의 묵상

4월 30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04-30 조회수 : 1680

무한한 인내와 용서, 그리고 끊임없는 대화와 의견수렴! 
 
 
초대교회 공동체 신자들의 구체적인 생활상을 소상하게 소개하고 있는 소중한 자료가 있으니
바로 사도행전입니다. 
그런데 오늘 소개되고 있는 내용은 좀 웃기기도 하고, 부족한 오늘 우리 공동체에도 큰 위안이 되고 있습니다. 
 
공동체 중의 가장 완벽하고 모범적인 모델 공동체, 사도들이 이끌던 예루살렘 초대교회 공동체도
다양한 문제와 갈등 앞에 직면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 발단은 아주 사소한 것이었습니다.
마치 오늘 우리들의 모습과 비슷했습니다. 
 
“그 무렵 제자들이 점점 늘어나자, 그리스계 유다인들이 히브리계 유다인들에게 불평을 터뜨리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과부들이 매일의 배급을 받을 때 홀대를 받았기 때문입니다.”(사도행전 6장 1절) 
 
보십시오! 아무리 초대교회 신자들이었다고 할지라도,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먹는 것에서
차별대우를 받았던 사람들이, 이를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부활·승천하신 후 예루살렘 모 교회에는 해외 유다계 그리스도인들과 본토 유다계 그리스도인들이 함께 모여들었습니다. 
 
해외 유다계 그리스도인들은 해외로 이민 갔다가 조국으로 돌아와 예루살렘에 정착한 역이민자들로 그리스어에 익숙했습니다.
일곱 봉사자들이 대표자들입니다.
이와 달리 본토 히브리계 그리스도인들은 히브리어와 아람어를 사용했으며, 열두 사도의 지도를 받았습니다. 
 
이렇게 예루살렘 초대교회 공동체 안에는 두 부류의 그리스도인들이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있었고, 서로 다른 문화와 관습을 따르고 있었습니다.
히브리계 그리스도인들은 성전 제사에 참석하였고 율법에도 충실했지만, 그리스계 그리스도인들은 별 의미를 두지 않았습니다. 
 
안 그래도 오랜 이민 생활에서 갖은 고초와 서러움을 겪다가 귀국한 그리스도계 그리스도인들이었습니다.
큰 기대를 안고 돌아왔지만,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달랐기에 적응하느라 다들 힘겨워하고 있었습니다. 
 
안그래도 힘든데, 그리스계 그리스도인들이 본토 그리스도인들로부터 매일의 급식에서 차별대우를 받다 보니, 대폭발을 하고 만 것입니다.
그래서 그리스계 그리스도인들이 히브리계 그리스도인들에게 항의를 하고 다툼이 생긴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눈여겨볼 것은 사도들의 신속하고 구체적인 대응입니다.
사도들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평판이 좋고 영과 지혜가 충만한 일곱에게 매일의 배급 봉사를
맡기려고 사람을 뽑았습니다. 
 
그리고 사도들 자신은 하느님께서 부여하신, 보다 근본적으로 본질적인 직무인 복음선포, 그리고 이를 위한 기도생활에 좀 더 헌신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사도들이 문제의 원인을 잘 파악하고 있었다는 점과 책임의 일부를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다는 것입니다.
문제를 제기한 사람들의 의견을 충분히 고려했습니다. 
 
초대교회 공동체가 지니고 있었던 다양한 문제점들에 대해 사도들이 어떻게 대처했는가 하는 것은 오늘 우리 공동체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초대교회 공동체의 문제는 곧 오늘 우리 공동체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사도들은 커다란 도전과 문제 앞에서 세 가지 구체적인 노력을 되풀이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무한한 인내와 용서, 그리고 끊임없는 대화와 의견수렴, 그도 안될 때는 아주 단호한 조치를 취하는데 망설이지 않았습니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