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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5월 1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05-01 조회수 : 1801

십자가를 통한 부활의 삶 

[말씀]

1독서(사도 5,27-32.40-41)

사도들의 첫 선교활동을 전하면서 사도행전의 저자 루카는 그리스도의 부활 이전과 이후 제자들의 상반된 모습을 강조한다. 권력에 대한 집착과 헛된 환상에 빠져 헤맨 나머지 스승의 십자가상 죽음 앞에서 좌절을 맛볼 수밖에 없었던 제자들이 이제는 그리스도께서 맡기신 고된 사명을 완수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충만해 있다. 내적으로 완전한 자유를 되찾아 주님과 교회를 위해 고통을 감수하겠다는 일념으로 복음전파 사명의 길로 나선다.

2독서(묵시 5,11-14)

묵시록 저자는 부활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아 부활의 삶을 사는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지니고 있던 확신을 찬미가의 형태로 표현한다. 어린양이신 그리스도는 정녕 승리하셨으며, 사탄의 세계에 의한 폭력으로 아직도 고통받고 있는 모든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기다리고 있는 영광의 싹이 부활하신 그분 안에서 충만하게 드러났음을 찬미하며 노래한다. 그러기에 그분은 찬미와 영예와 영광과 권세를 영원무궁히 받으실 분이다.

복음(요한 21,1-19)

오늘 복음은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당신 제자들을 만나시는 장면 하나를 소개하는 것처럼 보이나, 현실적으로는 여러 내용이 집약되어 있는 장면이다. 경이로운 고기잡이(잡힌 물고기의 상징적 숫자는 세상를 향한 복음전파를 예고하는 것으로 보인다), 스승을 알아보고서 두려움 없이 물속으로 뛰어드는 베드로, 호숫가에서 함께 한 식사, 베드로에게 맡겨진 새로운 사명 등이 그것이다. 특히 베드로는 주님께 대한 사랑 고백으로 지상 교회를 이끌어가야 하는 사명을 위임받으며, 이를 위해 죽음도 불사해야 할 것이다.

[새김]

그리스도의 부활 사건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외적으로는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어 보인다. 유다인들의 멸시의 눈초리와 결별의 압박은 조금도 가실 줄을 몰랐으며, 로마인들 또한 정치적 폭동 방지에만 급급했을 뿐 그리스도교에 대한 무관심은 여전했다. 그러나 달라진 것이 있다면, 아니 가장 중요한 변화 가운데 하나는 몰이해와 두려움으로 일관했던 제자들이 모든 것을 떨치고 공적인 자리에서 스승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가르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모습은 또 다른 고통을 불러들일 것이 뻔한 일이나, 이제 그들에게 고통은 부활의 영광을 향한 과정일 뿐이다.

그렇다면 가장 큰 변화는 십자가로 대표되는 고통을 삶의 중요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고서 그것을 기초로 부활하는 삶을 살아가기 시작했다는 점일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그러하셨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기에 주님께 대한 베드로의 사랑 고백도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고통을 각오할 때 비로소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고백이다. 고통을 마다하거나 거부하는 삶으로는 부활 체험은 어림도 없는 일이며, 반복되는 부활 체험 없이 마지막 순간의 부활 또한 불가능할 것이다. 사순시기 열심히 묵상했던 고통, 부활 시기를 통해서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용기와 슬기를 키워나가자.

 

교우 여러분, 십자가는 부활의 삶을 가능하게 하며 보장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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