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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12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2-06-12 조회수 : 1423

삼위일체 대축일

생명의 샘인 삼위일체 신비 


[말씀]

■ 제1독서(잠언 8,22-31)

역사서와 예언서에서 하느님은 당신의 뜻을 인간에게 권위 있게 통교하시는 초월적 존재로 비치고 있는 반면, 지혜문학에서는 또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신다. 그분은 사람들과 함께하기를 즐기시는 분이기에 인간이 체험을 통하여 다가섬이 가능한 분으로 계시된다. 특히 잠언서는 지혜의 기원을 밝히는 가운데 이를 잘 설명하고 있으며, 훗날 초대교회 신자들은 이 지혜가 바로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이시며, 성령의 인도로 성자를 통하여 성부께 다가설 수 있음을 고백하기에 이른다.


■ 제2독서(로마 5,1-5)

사도 바오로는 오늘 말씀을 통하여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 가운데 하나를 설명한다. 율법에 따라 살았으니 마땅히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는 현세적인 상선벌악 사상에 젖어 있던 청중들을 거슬러, 사도는 인간을 조건 없이 무상으로 사랑해 주시고 믿음으로 당신을 받아들이기를 원하시는 하느님 아버지를 성자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만나 뵙도록 독려한다. 이로써 우리는 고통을 희망으로 바꿀 능력을 소유하고 행사할 수 있으며, 사랑의 원천이신 성령의 사람들임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 


■ 복음(요한 16,12-15)

그리스도의 말씀을 귀담아듣고 실천에 옮기는 신앙 행위를 통해서 인간은 하느님 아버지를 만나 뵐 수 있으며, 이는 전적으로 성령의 선물이기도 하다. 천주 성령은 인간이 성자의 말씀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성부의 뜻을 읽어 하느님의 생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시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참여를 통하여 신앙인은 비로소 각자에게 선사되는 은총의 풍요로움에 서서히 그러나 분명하게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새김]

■ 상당수의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 삼위일체(三位一體)라는 표현은 하느님에 대한 추상적이거나 무조건적인 개념으로 인식되곤 한다. 그러나 성경의 하느님, 교회가 끝내 믿을 교리로 선포한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은 사랑을 바탕으로 인간과 하나 되기 위한 관계의 역사를 이끌어 가시는 하느님으로 계시된다. 이스라엘을 당신 백성으로 선택하시고 이 백성과 계약을 맺으실 때나, 당신 독생 성자의 십자가의 피로써 인류와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실 때나, 하느님은 늘 관계라는 틀 속에서 당신을 계시하신다. 계약은 관계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사랑의 관계 말이다.


■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된 인간이 진정 그분의 모습임을 드러내 보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세 위(位)가 사랑으로 하나 되신 하느님을 본받아, 서로서로 사랑으로 하나 되는 길이다. 사랑으로 가족과 하나 되고 이웃과 하나 될 때, 우리는 비로소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신비를 사는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으며, 이로써 하느님의 자녀,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 부를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을 것이다. 사랑으로 하나 되자! 사랑으로 하나 되어 하느님의 모습을 드러낼 수 있게 되었음에 정성스러운 감사의 예를 올려드리자!


교우 여러분,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처럼 사랑으로 하나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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