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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15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07-15 조회수 : 1364

오, 참 좋은 행운이여! 
 
 
보나벤투라 성인의 전기를 읽다보니 그분의 유년기와 제 유년기가 꽤나 유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서너살되던 무렵, 당시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치명적인 돌림병이 있었는데...걸렸다하면 죽음이었습니다. 
 
저도 예외는 아니어서 덜컥 그 병에 걸렸는데...어머니는 저를 한번 살려보겠다고 빚을 내서 당시 명동 가톨릭회관 자리에 있던
성모병원에 입원을 시켰습니다. 
 
그리고 주치의 선생님과 간호사 선생님을 붙들고 제발 좀 살려달라고 눈물로 하소연 하셨답니다. 
 
그것도 모자라 밤낮없이 성모병원 성당 제대 앞에 엎드려 제 치유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면서,
제 사전 동의도 없이 이런 서약을 하셨답니다. 
 
'살려만 주시면 당신께 바치겠습니다.' 
 
보나벤투라 성인도 비슷한 경험을 하셨더군요. 
 
보나벤투라의 원래 이름은 죠반니 피단자(Giovanni Fidanza)였습니다.
그런데 그는 어린 시절 치명적인 병을 앓게 되었답니다.
부모는 아들의 치유를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지만 백약이 무효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부모는 아시시의 프란치스코가 근처를 지나간다는 소식을 전해들었습니다.
아이를 들쳐입고 냅다 내달렸습니다. 
 
신심이 돈독했던 어머니는 프란치스코 앞에서 이런 약속을 드렸답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프란치스코! 제 아들의 치유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만일 낫게 되면 반드시 아들을 프란치스코에 입회시키겠습니다.” 
 
어머니의 서약을 들은 프란치스코는 크게 기뻐하면서 이렇게 외쳤답니다. 
 
“Oh! Buona Ventura!”(오! 참 좋은 행운이여!) 
 
그러자 아이의 병은 즉시 씻은 듯이 낫게 되었답니다.
그 뒤로 부모는 아이의 이름을 바꾸었답니다.
보나벤투라로. 약속대로 그는 17세가 되자 프란치스코회에 입회합니다.
그리고 1257년, 37세의 젊은 나이에 수도회 총장으로 선출됩니다. 
 
보나벤투라의 겸손은 언제나 한결같았습니다.
대 신학자이자, 겸손한 수도자로서의 보나벤투라의 탁월성은 남녀노소 막론하고 누구나 다 알아차렸습니다.
평소 그를 존경하고 흠모했던 한 할머니가 하루는 보나벤투라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신부님께서 이렇게 큰 지혜를 지니고 있음을 주님께서도 잘 알고 계시니, 신부님께서 돌아가시게 되면 틀림없이 천국에 들어가시게 되고, 주님 가장 가까운 자리에 앉게 되실 것입니다.” 
 
할머님의 말씀에 몸둘 바 몰라 하던 보나벤투라는 이렇게 응수하셨답니다. 
 
“저보다 자매님께서 더 주님 가까이 가실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날 성 토마스 아퀴나스가 보나벤투라를 찾아와 물었답니다. 
 
“형제가 읽은 책들 가운데 가장 유익했던 책은 어떤 책입니까?” 
 
보나벤투라는 지체없이 십자가 하나를 꺼내들고 이렇게 말했답니다. 
 
“제가 제일 많이 배웠고, 또 배우고 있는 책은 바로 이것입니다. 십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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