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은 언제나 충실하시지만 인간은 언제나 불충실합니다!
요즘 우리가 첫 번째 독서로 봉독하고 있는 미카 예언서의 등장 인물인 미카 예언자는 예루살렘으로부터 남서쪽 40킬로 지점에 위치한 작은 시골 마을 모레셋에서 태어났습니다.
미카는 시골 출신 농부로 살다가 예언자로 불림을 받았습니다.
당연히 당시 농부들이 겪고 있던 고초를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이런 연유로 그는 농부와 목축업자들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부패하고 타락한 지주들과 귀족층을 신랄하게 고발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미카는 예언자로서 살아간다는 것이 때로 얼마나 혹독한 것인지를 생생하게 소개합니다.
“나는 슬퍼하고 울부짖으며 맨발에 알몸으로 걸어다니고 승냥이처럼 슬피 울며 타조처럼 애처롭게 울리라.”(미카서 1장 8절)
그도 그럴 것이 주님께서 미카 예언자에게 부여한 사명은 바로 타락한 예루살렘의 심판과 멸망을 선포하는 것이었습니다.
거짓 예언자들의 위선을 고발하는 것이었습니다.
탐욕스런 부자들의 횡포를 단죄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네 인간 역사는 대체로 반복에 반복을 거듭하는 것 같습니다.
미카 예언자의 고발 내용은 어찌 그리도 오늘 우리의 현실과 정확히 일치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주님은 언제나 충실하시지만 인간은 언제나 불충실합니다.
미카 예언자 시대 당시 경신례는 호화롭게 거행되었지만, 진정한 마음의 회개는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거짓 예언자들과 목자들은 착한 목자와는 거리가 점점 멀어져 갔고, 자기 호주머니만 생각하는 삯꾼으로 전락해 있었습니다.
사회 지도층 인사들과 부자들은 주님 두려운 줄 모르고 가난한 백성들을 벼랑끝까지 몰고 갔습니다.
미카 예언자는 이런 당시의 사회적 배경을 안고 자신의 예언직을 수행하기 시작합니다.
주님께 신뢰하기보다 자신의 재물이나 권력에 더 방점을 찍는 그릇된 안전 의식, 가식과 허위로 가득한 전례, 그분께는 눈엣가시 같은 우상숭배 행위는 주님 주도 아래 모조리 폐기될 것임을 선포했습니다.
죄와 반역과 불충실의 대명사요 화신인 사마리아와 예루살렘은 철저하게도 파괴될 것임을 외쳤습니다.
틈만 나면 멸망을 선포하고, 숨겨둔 죄를 고발하는 미카 예언자를 향한 기득권 세력의 눈초리는 날카로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거대한 집단적 악과 맞서 혈혈단신 투쟁하는 미카 예언자의 모습이 참으로 외로워 보입니다.
그는 가난하고 고통받는 백성들 쪽에 섰지만, 그들 앞에서도 철저하게 혼자였습니다.
사제들과 판관들, 권력자들로부터 당한 무시와 냉대는 하늘을 찔렀습니다.
당시 함께 활동하는 다른 예언자들 사이에서도 철저하게 왕따였습니다.
그 끔찍하고 고통스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미카 예언자는 최종적으로 희망을 노래하기 시작합니다.
주님께서는 에프라타의 보잘 것 없는 부족으로부터 시작될 새로운 부흥이 준비되고 있음을 선포합니다.
“그러나 너 에프라타의 베들레헴아 너는 유다 부족들 가운데에서 가장 보잘 것없지만 나를 위하여 이스라엘을 다스릴 이가 너에게서 나오리라.”(미카서 5장 1절)
다윗의 후손, 메시아 임금, 곧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곳에서 탄생하실 것이며, 철저하게 파괴될 예루살렘은 다시 한번 당당히 재건되어 온 세상의 중심지가 될 것을 예언합니다.
세상 모든 민족들은 그분의 말씀을 들으려고 예루살렘으로 달려와 그분을 뵙게 될 것이며,
끝까지 주님께 충실했던 소수의 남은 자들은 주님으로부터 큰 축복을 받게 될 것임을 선포합니다.
미카 예언서를 읽고 묵상하다 보니 하나의 사이클이 형성되는 것 같습니다.
인간의 악행에 대한 하느님의 단죄와 심판, 그리고 회복과 구원!
주님께서는 공정하시지만 다른 한편으로 자비하신 분입니다.
그분은 악인의 죄를 그냥 지나치지 않으시고 반드시 따지시지만, 결국 인간이 회개하고 당신께로 돌아와 구원받기를 간절히 바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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