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지내세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농담조로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고 합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먹고 자고 화장실 가는 것이 최고로 잘 사는 것 같습니다.
몇 달 전에 장염으로 고생했던 적이 있습니다. 우선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더불어 시도 때도 없이 화장실에 가야만 했습니다. 그러니 밤에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었습니다.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세 가지를 못하니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일주일 동안 5kg 이상이 빠졌습니다.
기본이 제일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기본보다 특별한 것만을 청하고 있습니다. 기본은 당연히 주시는 것이고, 사랑한다면 특별한 것을 주셔야 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감사의 순간인데도 이 기본에 감사함을 갖지 못하는 것입니다.
주님을 따르는 것에도 우리는 특별함을 생각합니다. 그러나 먼저 기본에 충실해야 합니다. 사랑의 길을 따르는 그 기본에 충실할 때, 주님 뜻과 함께 하늘 나라를 향해 힘차게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장 기본이 되는 주님의 기도를 통해 기도의 형식을 가르쳐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기도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 같아도 항구하게 기도해야 한다는 것을 한밤중에 잠자는 친구 집에 빵을 달라고 요청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서 하십니다. 이것이 기본이라는 것이지요.
이스라엘 지역에서는 흔히 밤에 여행합니다. 도보로 여행하는데, 더운 낮에는 뜨거운 태양에 도저히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여행하는 친구가 찾아든 시각은 늦은 밤이었을 것입니다. 더군다나 보통 해 뜨기 전에 그날 먹을 빵을 굽기에 한밤중에는 빵이 떨어지기 일쑤였지요. 그래서 친구 집을 찾아갔습니다.
아마 문을 두드렸을 것입니다. 당시에는 손바닥으로 문을 두드리거나, 돌멩이를 집어서 문을 두드리면서 큰소리로 집주인을 불렀다고 합니다. 온 가족이 깨기에 충분합니다. 화가 나지 않겠습니까? 여기서 우정과 귀찮음의 갈등이 보입니다. 웬만한 우정이 아니면 귀찮음을 극복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집요하게 졸라대는 귀찮음에 화를 내지 않고 우정을 발동하여 필요한 것을 줍니다.
이처럼 끝까지 청하고, 끝까지 찾고, 끝까지 문을 두드리라고 하십니다. 이것이 우리가 해야 할 기본이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우리가 청하기 전에 미리 주시는 사랑이지만, 우리의 간절함이 더 빨리 하느님의 사랑을 이끌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얻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어떠한 것일까요?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이행하고 있었을까요? 간절한 기도를 통한 기본에 충실한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