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꾸는 꿈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꿈을 꾸고 나면 그렇게 기분이 좋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다시 가고 싶지 않은 군대에 다시 이등병으로 입대하는 꿈이었기 때문입니다. 분명히 제대했는데, 당시 나의 선임들이 꽉 차 있는 내무반에 이등병으로 있는 제 모습을 보게 됩니다. 다시 젊은 시절로 돌아가니 기뻐할 일인데도, 되돌아가고 싶지 않은 시절이라서 그럴까요? 기분이 그리 좋지는 않습니다.
되돌아가고 싶지 않은 시절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되돌아가고 싶지 않은 시간이 필요 없는 시간은 아니었습니다. 비록 좋아하는 일이 아니어서 되돌아가고 싶지 않은 군대 시절이지만, 제가 성장하는 데 있어서 반드시 해야만 하는 꼭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좋아하는 일만을 쫓으면 해야 하는 일을 놓치고 맙니다.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포기하면 어떨까요? 나의 발전을 가져올 변화의 가능성이 줄어들게 됩니다. 어떤 공부도 공부는 해야 하는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신앙생활이 재미없다고 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재미없어서 포기해야 할까요? 구원과 영원한 생명을 떠올리면 재미없어도 해야 하는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좋아하는 일만이 우리가 해야 할 진리가 아닙니다. 해야 하는 일에 충실하면서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나의 발전과 진정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그물의 비유를 말씀해주십니다. 하느님 나라에 비유된 바다에 던져진, 특히 티베리아스 바다에서 쓰던 것은 길이가 4~500미터, 넓이가 2~3미터나 되는 큰 그물입니다. 그러다 보니 온갖 종류의 물고기가 잡힐 것입니다. 그런데 좋은 고기만 잡히는 것이 아니라, 나쁜 고기도 잡힙니다. 그물 안에 들어왔지만, 나쁜 고기라서 하느님 나라라는 그물 밖으로 던져질 수밖에 없습니다.
좋은 고기는 하느님 나라에 살기에 합당한 사람을 의미합니다. 주님의 뜻을 받아들이고, 주님의 뜻에 맞게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이들은 자기 좋아하는 것만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좋아하시는 것을 먼저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좋아하는 일보다 필요한 일을 먼저 찾았습니다.
이 좋은 고기가 될 수 있어야 합니다. 자기 욕심과 이기심만을 내세운다면 절대 좋은 고기가 될 수 없습니다. 좋은 고기는 주님의 사랑을 그대로 따르는 사람이었고, 자기 좋아하는 것을 쫓는 이기적인 사람보다 주님 좋아하는 것을 먼저 좇은 이타적인 사람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고기의 모습으로 하느님 나라라는 그물에 있을 것 같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