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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3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08-03 조회수 : 1116

죽음의 수용소라고 잘 알려진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순교하신 성인으로 대부분 막시밀리안 콜베 성인을 말합니다. 그러나 아우슈비츠의 순교자로 에디트 슈타인 성녀도 있습니다. 그녀는 시대의 부조리에 맞서 적극적으로 저항했습니다. 그래서 처참하게 희생당하고 있는 유다인의 구명을 위해 노력했고, 나치가 저지른 만행의 실상을 교황청에 적어 보내면서 개입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녀는 가톨릭 수녀여서 박해 대상은 아니었지만, 유다인 태생으로 그들과 함께하겠다는 결심을 했고 실제로 1942년 8월 2일 체포되어 아우슈비츠 가스실에서 살해되셨습니다. 성녀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원장 수녀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이 편지 중 다음 구절은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 큰 감동을 줍니다.

“내 계획에는 없었던 일이 하느님의 계획에는 있었습니다. 여기서도 저는 온종일 좋으신 우리 주님을 찬미할 수 있습니다. 드러나게 기도할 수는 없지만, 마음속으로 얼마든지 기도할 수 있습니다.”

인간적으로 최악의 상황이라 할 수 있는 순간이지만, 그 안에서도 하느님의 계획에 순명하고 있기에 계속 기도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자기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불평불만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우리입니다. 그러나 하느님 계획을 찾는 것이 먼저였습니다. 이를 위한 우리의 굳은 믿음은 어떤가요?

오늘 복음에서 가나안 여인의 믿음을 보게 됩니다. 가나안 사람은 예부터 이스라엘 사람이 적대시하던 민족으로, 하느님의 구원영역 밖에 있다고 생각되던 민족이었습니다. 그래서 제자들이 “저 여자를 돌려보내십시오.”라고 말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을 향해 ‘다윗의 자손이신 주님’이라며 믿음을 표현하는 가나안 부인을 주님께서는 함부로 내치지 않습니다. 옛 유다 문학을 보면, 하느님의 자녀들인 자기들을 ‘자녀’로, 이교인들을 ‘개’로 표현하였으며, 이를 보편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이교도에 대한 모독적인 표현인 ‘개’보다 부드러운 표현인 ‘강아지’라는 애칭을 사용합니다.

중요한 것은 여인의 믿음입니다. 유다인들은 식탁에서 식사가 끝나면 빵부스러기로 손을 비벼 씻었습니다. 그때 떨어지는 빵부스러기는 강아지 차지입니다. 가나안 여인은 이 점을 빌어 자기 간청을 강조해서 말합니다. 이 믿음에 예수님께서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라고 인정하십니다. 베다 성인께서는 이 가나안 여인에 믿음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여인은 예수님께 대한 믿음으로 신앙의 모범이 되었고, 끈기에 있어서 인내의 모범이며, 예수님의 냉정한 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면서 겸손의 모범이 되었다.”

우리는 하느님의 계획을 찾는 믿음을 가지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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