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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4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08-04 조회수 : 1093

프로야구를 보다가 예전에 잘 듣지 못했던 용어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선발투수가 내려가고 구원투수가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이 구원투수를 향해 해설자가 ‘추격조’가 올라왔다고 말합니다. 10점 차 이상의 점수 차이로 지고 있었습니다. 보통 약간 실력이 떨어지는 투수를 올립니다. 어떤 때는 투수가 아닌 야수가 투수판에 올라와 공을 던지기도 합니다. 선수 자원을 아끼기 위한 작전입니다. 이때 올리는 선수를 예전에는 ‘패전 처리조’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추격조’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사실 ‘패전 처리조’라고 하면, 팬들도 이 투수의 실력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편견을 갖습니다. 또 선수들도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떤 팀에서 ‘우리는 경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추격한다’라는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답니다. 그러자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달라졌고, 실제로 경기를 뒤집어 승리하는 경우도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는 단어 하나로도 경기의 승패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자신이 쓰는 단어 하나도 중요한 의미가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부정의 마음가짐이 아닌, 긍정의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도록, 또 희망을 바라볼 수 있는 말과 행동이 필요합니다. 나뿐 아니라 주변까지도 바꿔 놓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사람의 아들을 누구라고들 하느냐?”라고 물으십니다. 당신의 인기를 물은 것일까요? 아닙니다.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를 물은 것입니다. 사람들의 생각은 세례자 요한, 엘리야, 예레미야, 예언자 가운데 한 분 등이었지만, 예수님을 제대로 알고 한 말이 아니었지요. 그래서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라고 물으십니다.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앞장서는 베드로가 나서서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대답합니다. 주님께서 원하시는 대답입니다. 이제까지 당신의 말씀과 행동을 통해 참 위상을 깨우쳐 주셨는데, 비로소 희미하게나마 눈이 뜨이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이제 주님 당신의 수난과 죽음에 대해 처음으로 예고하십니다. 문제는 아직 완전하게 하늘나라의 신비를 아는 것은 아니어서 수난 예고에 부활의 승리를 덧붙였지만, 부활에는 별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치욕의 죽임을 당하리라는 말에만 충격을 받아, 베드로가 나서서 “그런 일은 주님께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말하고 주님으로부터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는 말씀을 듣게 됩니다. 사탄은 하느님의 일을 방해하며 유혹하는 자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물러가라는 말은 꺼져 없어지라는 뜻이 아니고, 내 앞길을 가로막지 말고 뒤로 물러나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베드로에게는 뒤로 물러나서 따라오라는 뜻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의 마음가짐으로 주님을 바라보고 따라야 합니다. 우리는 주님의 뒤에서 주님을 따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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