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게시판 > 보기

오늘의 묵상

8월 9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08-09 조회수 : 941
제게 “할아버지 신부님!”이라고 부르는 손자가 있습니다. 조카의 큰아들입니다. 이 손주 생일이라서 장난감을 사서, 선물이라며 주니 너무나 좋아합니다. 밥도 먹지 않고 장난감 가지고 놀 생각만 합니다. 솔직히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모습을 보면 별로 재미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러나 장난감끼리 부딪치는 데도 너무나도 재미있어합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장난감끼리 부딪치는 것뿐인데 뭐가 재미있을까요? 이 장난감 자체에만 집중하고 있으니 부딪치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어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도 그렇습니다. 집중하는 것에는 재미와 흥미를 느끼게 됩니다. 집중하지 못할 때, 지루하게 생각하면서 하기 싫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기도도 그렇습니다. 많은 이가 기도를 지루해하고 또 시간 낭비인 것처럼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기도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집중하는 사람은 다릅니다. 기도 안에서 큰 기쁨과 행복을 느끼게 됩니다.

어린이와 같은 순수한 집중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쓸데없는 집중에 몰입하고 있습니다. 세상일에 몰입하면서 행복하지 않은 자신에 관한 불평불만을 계속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제자들이 예수님께 “하늘 나라에서는 누가 가장 큰 사람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하늘 나라에서의 서열은 모든 이스라엘 사람들이 가지고 있었던 관심사였습니다. 그런데 어린이 하나를 가운데 세우고는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고대사회에서는 어린이를 미숙하고 유치한 존재로 취급하여 경멸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하긴 옛날 우리나라에서도 그렇지 않았습니까? 어른들의 말참견을 할 수 없었고, “조그만 게 까불어”라는 말을 듣기가 일쑤였습니다. 그런데 이 어린이처럼 되라는 것입니다. 어린이처럼 미숙하고 유치한 존재가 되라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어린이가 보여주는 순수한 집중을 배우라는 것입니다. 이 순수한 집중이 성 이냐시오의 해석대로 순진, 순박, 겸손의 모형이 됩니다.

하늘 나라에 들어가고 싶은 우리입니다. 그렇다면 어린이와 같은 순수한 집중을 갖출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주님의 뜻이 담긴 사랑의 실천에 집중해서 그 안에서 크게 기뻐하게 될 것입니다. 비록 세상 사람들로부터는 인정받지 못하고 무시당할 수도 있지만, 주님께서 너무나도 좋아하는 모습이기 때문에 우리를 하늘 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으로 만들어 주실 것입니다. 절대로 손해 보는 우리의 행동이 되지 않습니다. 가장 큰 이득을 보게 됩니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