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초대에 대한 거듭된 거절의 결과는 멸망이었습니다!
한때 본부에 머물면서 각종 수도회 안팎의 이벤트를 전담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살레시오 회원들뿐 아니라 살레시오 가족들, 청소년들과 교우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들을 기획하고 주관했었는데, 힘겨운 일이었지만 보람도 컸습니다.
대성당을 꽉 채운 사람들이 행복해하는 표정에 마음이 뿌듯해지기도 했습니다.
기획했던 행사가 잘 치러지고 나면 만족감에 쌓였던 피로가 눈 녹듯이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모든 행사가 마음먹은 대로 술술 순조롭게 치러지지는 않았습니다.
때로 기도가 부족했던지, 아니면 홍보가 부족했던지, 그도 아니면 타이밍이 적절하지 않았던지, 행사 시작 시간은 다가오는데, 썰렁한 행사장 분위기에 속이 바싹 들어가던 순간들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오늘 복음의 비유에 등장하는 아들 혼인 잔치를 베푼 임금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정성껏 마련된 잔칫상도 준비되었고, 이제 아들의 혼인 예식 시작이 코앞인데, 연회석이 텅텅 빈 것입니다.
오래전부터 초대장을 보냈건만, 어떤 사람은 밭으로 일하러 가고, 어떤 사람은 장사하러 가버렸습니다.
임금의 진노는 하늘을 찔렀습니다.
마찬가지였습니다.
하느님께서도 이스라엘 백성들의 구원을 위한 영원한 생명의 잔칫상을 거나하게 잘 차리시는 작업을 완수하셨습니다.
이제 남아있는 일이라고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잔치에 초대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이게 웬일입니까?
하느님 측의 열렬한 초대 앞에 이스라엘 백성 측의 반응은 냉랭합니다.
정면으로 대놓고 거부한 것입니다.
이제 더 이상의 기회는 없을 듯합니다.
이번 초대는 가장 결정적인 초대, 마지막 초대임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의 태도를 한번 보십시오.
또다시 하느님의 초대를 거절하고 있습니다.
거절의 이유가 너무나 허무맹랑해서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천국행 마지막 열차를 준비시켜놓고 지금 당장 결단을 촉구하고 계십니다.
그러나 아주 작은 것에 현혹된 이스라엘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끝끝내 열차에 올라타지 않았습니다.
결국 하느님으로부터 제1차로 선택받은 민족, 민족들의 으뜸이자 장자였던 이스라엘의 운명은 끝장나버렸습니다.
하느님 초대에 대한 거듭된 거절의 결과는 멸망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자리는 이민족들이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잘 차려진 잔치의 좌석에 앉은 사람들의 면면은 우리 인간들의 상상과는 완전히 거리가 먼 사람들이었습니다.
100퍼센트 거기 앉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대사제들, 율법의 전문가들, 바리사이들은 단 한 명도 앉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정통 신앙인으로 자처했던 이스라엘은 그리스도이신 포도나무의 원줄기로부터 완전히 떨어져 나가버렸습니다.
그리고 이제 포도나무에는 이교 민족의 가지가 접목되어 기대하지도 않았던 포도 열매가 왕성히 열리게 된 것입니다.
먼저 불림받은 사람들, 특별한 선택을 받은 사람들, 정말 조심해야 할 일입니다.
우월감 갖지 말고, 내가 1등이라는 의식도 갖지 말고 늘 겸손하게 하느님의 뜻을 찾기 위해 노력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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