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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20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08-20 조회수 : 686


류시화 시인이 쓴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을 보면 성지순례를 가고 싶어 하는 유다인에 대한 영화 이야기가 나옵니다. 성지순례를 가고 싶어 하는 유다인은 매번 성지순례를 가려고 할 때마다 생각했습니다.


‘성지순례를 가려면 멋진 구두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성지순례를 가려면 기타가 있어야 노래 부르며 가지.’


성지순례를 가려고 할 때마다 계속 필요한 무언가가 떠올라서 그것을 준비하느라 가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유다인들은 학살당하게 됩니다. 수용소로 끌려가던 이 유다인은 말했습니다.


“그게 다 무슨 소용이 있다고. 그냥 노래 부르며 갔으면 됐을걸.”


필요한 것만을 찾다가는 목적지에 도착할 수 없습니다. 목적지에 가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을 찾는 것보다 목적지를 향해 떠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에게도 최후의 목적지가 있습니다. 바로 하느님 나라입니다. 그런데 그 나라에 들어갈 것은 생각하지 않고, 지금 필요한 것만을 찾으면서 그 나라에 들어갈 준비는 전혀 하지 않습니다. 지금 사람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는 것만을 생각하면서, 하느님께 인정받을 행동은 전혀 하지 않습니다. 하느님 뜻에 맞게 살아가는 것, 이것이야말로 하느님 나라라는 최종 목적지에 들어갈 유일한 준비물이었습니다. 이 준비물 없이는 절대로 불가능합니다.


모세는 이스라엘에 율법을 준 아버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에서는 모세가 준 율법이 중심을 이루고 있었던 것이지요. 특히 이집트에 민족 전체가 포로로 잡혀갔다 나온 후 이 율법 하나에 의지해서 삶을 지탱했고, 율법을 잘 지키느냐에 따라 하느님을 잘 섬기고 못 섬기는 표로 삼았습니다. 따라서 율법을 해석하고 가르치는 율법 학자가 민중의 지도자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했습니다. 그리고 이 율법의 세부 조항까지 철저하게 지켰던 사람이 바로 바리사이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율법을 지키지 말라고 하지 않으시지요. 그래서 율법 학자와 바리사이가 말하는 것은 모두 실행하고 지키라고 하십니다. 그러나 율법 학자와 바리사이의 행실은 따라 하지 말라고 하시지요. 그들은 말로만 가르치고 가르치는 것을 정작 본인이 실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도 스스로 대단한 사람인 것처럼 보이려고 위세를 떨치며,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려고만 합니다. 바로 위선의 표였습니다. 위선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준비를 하지 않는 자의 모습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준비를 하는 삶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스스로 낮추는 삶입니다. 그래서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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