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님은 사치와 허세가 하늘을 찌르는 여왕이 아니라, 한없이 겸손하신 여왕이십니다!
‘모후’라는 말은 ‘왕의 어머니’, 또는 ‘여왕’이라는 의미를 지닙니다.
만왕이 왕이신 예수님께서 당신의 인류 구원 사업에 가장 충실히 협조하셨던 성모님의 머리 위에 빛나는 왕관을 씌워드린 것을 경축하며‘여왕’ ‘모후’라는 칭호를 붙여드렸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여왕’ ‘모후’라는 호칭은 단순하고 소박하신 성모님, 고향에 계신 우리 어머니 같은 성모님께 그리 잘 어울리는 호칭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주님은 언제나 모든 것을 거꾸로 뒤집는 분, 인간의 생각을 초월하시는 분이십니다.
마니피캇 찬가의 내용처럼, 주님께서는 교만한 자들을 흩어 버리십니다.
권세있는 자들을 자리에서 내치십니다. 부요한 자들을 빈손 돌려보내십니다.
목에 잔뜩 힘주는 사람들, 잔뜩 폼 잡는 사람들을 바닥으로 내동댕이 치십니다.
주님께서는 언제나 한결같은 충실함으로 아들 예수님의 인류 구원 사업에 최선을 다해 협조하셨던 지극히 겸손하신 성모님께 큰 축복을 내리시어, ‘모후’‘여왕’이라는 영예로운 칭호를 부여하신 것입니다.
우리의 성모님은 모후요 여왕이기는 하시지만, 사치와 허세가 하늘을 찌르는 모후가 아니십니다.
대신 지극히 인간적인 여왕, 한없이 겸손하신 여왕이십니다.
우리의 성모님은 이 한 세상 살아가면서 갖은 고통과 상처로 힘겨워하는 어린 양들을 측은지심의 눈빛으로 굽어보시고, 살뜰하고 극진히 챙기시는 봉사의 모후이십니다.
승천하신 성모님께서는 하느님 아버지로부터 천상 모후의 관을 받으신 후에도, 한결같이 자애롭고 온유한 모습으로, 죄인인 우리 자녀들을 위해 기도하시고 봉사하고 계십니다.
1900년 들어서면서 성모님께 ‘여왕’이란 호칭을 붙여드려야 한다는 요청이 많았습니다.
마침내 1953년, 원죄없으신 잉태 교의 선포 100주년을 맞아, 비오 12세 교황님께서는 ‘찬란한 화관’이란 교서의 발표하셨습니다.
동시에 1년간의 성모님 성년을 선포하셨습니다.
교서를 통해 교황님께서는 성모님께서 여왕이심을 선포하셨고, 해마다 5월 31일에 그 축일을 지내도록 하셨습니다.
그 뒤 교회 전례력이 개정되면서, 성모님을 천상 영광에 연결시키는 의미에서 성모 승천 대축일 뒤로 이동시켰습니다.
축일 이름도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로 바꾸었습니다.
이날 교회는 성모님 승천의 영광을 재확인하면서, 성모님께서 세상과 인류 구원의 도구가 되신 것을 기념합니다.
중세기말 하늘의 여왕이신 성모님과 관련된 성모님 공경 안에서 진지하게 성찰하고 숙고하면서 조심스럽게 바라봐야할 부분이 있습니다.
성모님의 능력이 지나치게 과정되면서 교회의 공식적이고 일반적인 가르침에서 점점 멀어졌다는 것입니다.
복음서 안 나자렛 마리아가 보여준 겸손과 순종, 가난하고 작은 여종의 모습은 위축되고 위풍당당한 천상 모후로서의 모습이 지나치게 강조되었다는 것입니다.
과도하거나 남용되거나 비합리적이거나 미신적인 마리아 신심에 대한 경고와 비판으로 이어졌습니다.
성모님께서 예수님을 능가하시는 분이 절대 아닌 분임을 우리는 기억해야겠습니다.
성모님은 왕이신 예수님의 노선을 철저히 따르는 여왕, 종속된 여왕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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