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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15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09-15 조회수 : 442

상담을 요청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상처를 준 사람일까요? 아니면 상처받은 사람일까요? 이런 상황을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사람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형제님이 계십니다. 특히 사람들과의 만남을 좋아해서 술자리를 자주 가졌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술만 마셨다 하면 아내를 집에서 때리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너무 좋은 사람인데, 집에서는 폭력적으로 변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이 되면, 술 마셔서 실수한 것뿐인데, 이 정도도 이해해주지 못하냐면서 화를 냅니다.

그렇다면 누구에게 더 큰 문제가 있을까요? 그리고 상담을 청하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원래 문제 있는 사람이 상담받아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아내가 상담받으러 옵니다. 아무런 잘못이 없는 아내가 찾아와서 눈물을 흘립니다.

상담받으러 온 분이 잘못한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본인이 잘못해서 그런 것이라는 죄책감을 가지고 계십니다. 자존감이 심각하게 떨어져 있는 것입니다.

자존감을 높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 사랑받고 있음을 느껴야 합니다.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모든 폭력적인 말과 행동을 배척하고, 무엇이든 받아주시는 주님의 사랑에 의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지금과 다른 삶을 살 수 있게 됩니다.

오늘은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입니다. 예수님께서 걸으신 고통의 십자가 길을 함께하신 성모님의 고통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사랑하는 아들이 걷는 죽음의 길을 함께 걷는 어머니의 고통이 얼마나 크셨을까요? 하느님의 뜻에 철저하게 지키셨던 성모님의 삶 안에서 가장 힘든 순간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이렇게 힘든 순간에,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어머니에게는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라고 말씀하시고, 제자에게는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잘못하신 것이 아니지요. 예수님을 십자가 죽음으로 몰고 있었던 종교 지도자들을 비롯한 유다인들에게 잘못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자기들이 이긴 것처럼 착각에 빠져있었고, 아무런 잘못이 없었던 예수님을 따르는 모든 사람은 큰 죄를 지은 듯이 숨어 있습니다. 그만큼 자존감이 떨어지게 됩니다.

숨어 있는 삶에서 벗어나 자존감을 높여주시기 위해 성모님을 우리의 어머니로 삼아 주신 것이 아닐까요? 구원을 위해 계속 숨어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나와 주님의 기쁜 소식을 세상에 알릴 수 있는 지혜와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지금을 사는 우리도 성모님을 받아들이고, 성모님과 함께해야 합니다. 그래야 용기 있게 이 세상을 힘차게 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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