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이 말을 귀담아들어라.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질 것이다."(루카9,44)
'제자들의 무지!'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죽으러 오셨습니다.
우리를 위한 희생제물이 되시려고 오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세 번에 걸쳐 이를 확인시키고 또 확인시키셨습니다. 그리고 말씀이나 기적사화를 통해 예수님의 신성이 드러날 때, 이를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함구령을 내리신 이유도, 예수님 부활의 절대적 전제인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이 맨 마지막으로 남아있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을 말씀하시는데, 제자들은 그 말씀을 알아듣지 못합니다.
오늘 복음은 "그 뜻이 감추어져 있어서 이해하지 못하였던 것이다."(루카9,45) 라고 전합니다.
그렇습니다.
'고난과 배척과 죽음 뒤에 있는 부활'은 감추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삶 안에서 보면, '이 둘은 하나'입니다.
부활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죽어야만 부활한다는 진리를, '하나인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이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제자들은 십자가 없는 부활만을 바라보았던 것 같습니다. "맙소사, 주님! 그런 일은 주님께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마태16,22) 라고 말한 수석 제자인 베드로의 말을 보니 말입니다.
우리도 그렇지 않나요?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 예고 앞에서 드러난 제자들의 무지가 우리의(나의) 무지이지 않나요?
하나인 십자가와 부활을 자꾸 분리시키려고 하면서, 죽음 없는 부활만을, 고통 없는 기쁨만을 얻으려고 하지 않나요?
한번 성모님처럼 곰곰이 생각해 보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십자가를 자꾸 바라보라고 끊임없이 말하는 이유는,
그 너머에 감추어져 있는 부활 때문입니다.
그 진리를 십자가가 우리에게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백성의 구원이다. 어떠한 환난 속에서도 부르짖으면 내가 들어 주고, 영원토록 그들의 주님이 되어 주리라."(입당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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