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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23일 _ 김일권 요한 사도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10-23 조회수 : 747

저의 서품 성구는요


사제 서품 대상자는 서품을 위해 서품 성구를 정합니다개인적으로 많은 위로와 용기를 얻었던 말씀이거나 앞으로 어떤 사제의 삶을 살아가겠다는 다짐의 표현으로 성경 말씀을 정하죠저 역시 신학생 시절부터 매우 좋아했던 성경 말씀을 서품 성구로 정했습니다묵시록에 있는 말씀입니다.

 

보라내가 문 앞에 서서 문을 두드리고 있다누구든지 내 목소리를 듣고 문을 열면나는 그의 집에 들어가 그와 함께 먹고 그 사람도 나와 함께 먹을 것이다(묵시 3,20).

 

이 말씀은 주님을 향한 불확실한 마음과 의구심으로 힘들어하거나일상의 삶 안에서 지치고 외로울 때 저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와 힘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제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제 마음에 평화를 주었습니다이러한 이유로 이 말씀을 제 서품 성구로 정했습니다너무나 마음에 들었고 이보다 더 좋은 선택은 없을 거라 생각했습니다그런데 지금은 후회하고 있습니다지나친 욕심으로 너무 긴 성구를 정했더니단번에 제 서품 성구를 말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부끄럽게도 완벽히 외우지 못했습니다만약 서품 성구를 다시 정할 수 있다면저는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보라내가 문 앞에 서서 문을 두드리고 있다.” 외우지도 못하는 긴 말씀이 아니더라도 한 문장의 짧은 말씀으로 나의 의지와 뜻을 담아내고 전달하는데 충분하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은 어떤 성경 말씀을 좋아하시나요슬플 때 위로를 주고기쁠 때 감사함을 고백하고외로울 때 의지할 수 있는 말씀을 찾는다면 우리의 삶에서 주님의 현존을 더 가까이 체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오늘 복음 말씀 중 보라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라는 말씀은 많은 이에게 기쁨과 위로를 전해 줍니다사랑이 흘러넘치시는 하느님이 우리와 가까이 계시기 위해 사람이 되셨고그 사랑으로 사람과 친밀한 관계를 맺기 위하여 교회 안에서 말씀과 성사로 끊임없이 당신의 모습을 드러내십니다그러한 주님이 세상 끝 날까지 우리와 함께 있겠다고 선포하십니다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로 자격이 있든 없든주님의 계명을 지키든 못 지키든 변함없이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그러므로 우리는 이 말씀에 마음이 따뜻해지고기쁨으로 가득합니다우리는 이 말씀으로 용기와 힘을 얻어 다시 하느님을 향해 돌아설 수 있고그분을 사랑하려 노력할 수 있습니다우리의 삶이 하느님과 함께하는 삶이 된다면아마도 우리의 모습을 보고 하느님을 모르는 수많은 이가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하게 될 것이고 하느님께 돌아올 것입니다마치 제1독서의 말씀처럼 말이죠.

 

주님의 산으로 올라가자야곱의 하느님 집으로!”(이사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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