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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4일 _ 표창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12-04 조회수 : 340

세례자 요한의 모습은 여러모로 구약의 위대한 예언자 엘리야를 떠오르게 합니다(2열왕 1,8 참조)더욱이 엘리야와 그 뒤를 이어 예언자가 된 엘리사의 이야기는 세례자 요한과 예수님을 연상시킵니다이 두 이야기의 공통된 장소가 요르단 강이라는 것 또한 흥미롭습니다엘리사가 엘리야의 겉옷으로 요르단 강을 가르는 장면에서 그가 참 예언자임이 드러나듯이예수님께서 요르단 강에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실 때 하늘이 열리는 장면에서 참으로 당신이 누구신지 드러납니다엘리사가 예언자로서 행한 수많은 기적즉 나병 환자의 치유죽은 아이를 살리는 기적빵의 기적 등은 훗날 예수님께서 일으키실 기적들에 대한 예고편처럼 무척 닮아있습니다(2열왕 4,32-35.42-44; 5,14 참조).

 

말라키 예언서의 말씀을 아는 많은 이들은 요한을 다시 온 엘리야로 알아봅니다(말라 3,23 참조)엘리야가 다시 왔다는 의미는 곧 주님의 날이 다가온다는 의미이기에 적지 않은 동요가 있었을 법합니다특히 바리사이와 사두가이까지도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러 왔으니 그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이렇게 많은 이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던 요한이지만그는 회개의 세례를 베풀며 그들의 시선이 곧 오실 메시아를 향하도록 촉구합니다. “내 뒤에 오시는 분은 나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시다(마태 3,11).

 

이미 오래전부터 예언되었던 메시아가 다시 온 엘리야인 요한에 의해 선포되었으나사실 세상의 눈으로 보면 결과는 그리 성공적이지 않습니다요한도 헤로데 임금에 의해 처형당했고예수님도 유다의 권력자들에 의해 십자가 죽임을 당하셨으니 말입니다그런 시각에서 보면 과연 예언 말씀이 맞기는 한 것일까의구심이 들 수도 있습니다사실 믿지 않는 이들에게는 그렇게 끝난 것처럼 보이는 것이 당연할 것입니다하지만 우리는 세상의 눈으로 보이는 이 완벽한 실패를 하느님께서 어떻게 대반전’ 시키셨는지 알고믿고고백합니다더불어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은 우리의 한계 너머에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이제 중요한 것은 세상의 눈으로 볼 것인지신앙의 눈으로 볼 것인지의 선택입니다만약 구원역사를 알아볼 수 있는 신앙의 눈을 택하기로 한다면우리 이해를 뛰어넘는 반전에 대한 믿음이 꼭 필요합니다.

 

대림 두 번째 주일을 맞이하며 우리는 그분의 다시 오심에 한 걸음 성큼 다가서고 있습니다그럼에도 다시 오시는 분을 알아보지 못한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일까요세상의 눈이 아닌 신앙의 눈으로 볼 수 있는 힘을 청해봅니다참 임금이신 분께서 얼마나 초라한 모습으로 오시는지그리고 그 반전의 드라마가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신앙의 눈으로 기대하며 바라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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