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전례의 주제는 회개이다. 회개는 항상 그리스도를 향한다. 이사야는 메시아가 오시면 인간들 가운데 정의를 다시 세우시고, 모든 피조물 사이에 평화를 다시 이루신다고 한다. 이것은 그냥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인간의 마음을 변화시켜 당신이 원하시는 대로 역사를 이끌어 가실 그리스도를 통해서 이루어질 것이다.
오늘 복음도 요한 세례자의 회개 외침이 나온다.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도끼가 이미 나무뿌리에 닿아 있다. 좋은 열매를 맺지 않은 나무는 모두 찍혀서 불 속에 던져진다.”(마태 3,2.10). 결단을 내려야 하여야 한다. 열매를 맺지 못하는 나무는 불 속에 던져질 것이다. 이것은 요한이 자신보다 더 큰 권능을 가지신 어떤 분을 예고하는 것이다. “손에 키를 드시고 당신의 타작마당을 깨끗이 하시어, 알곡은 곳간에 모아들이시고 쭉정이는 꺼지지 않는 불에 태워 버리실 것이다”(11-12절). 이는 심판 표현이다. 즉 요한은 구원의 소식의 전달자가 아니라, 새로운 때와 구원에 들어가기 위해 갖추어야 할 조건들을 알려준다. 구원하시는 분은 오직 그리스도이시다. 요한은 그분을 위해 길을 준비하는 책임을 지고 있다.
요한 세례자는 곧 임하실 메시아에 대해 가장 권위 있는 증인이다. 이런 면에서 요한은 우리를 그리스도와 만나게 해주고 있다. 오늘 복음에서 요한은 세 가지 형태로 우리를 그리스도께로 인도하고 있다.
1) 오늘 복음에 나타난 요한은 권위 있는 사람이다. 요한은 초대교회에서 이사야 예언서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바빌론 종살이로부터 해방되리라는 기쁜 소식을 예루살렘의 모든 주민에게 알려야 했던 신비스러운 인물을 요한으로 생각하였다. “한소리가 외친다. ‘너희는 광야에서 주님의 길을 닦아라. 우리 하느님을 위하여 사막에 길을 곧게 내어라.’”(이사 40,3). 또 요한은 금욕 생활의 특성 때문에 엘리야와도 관련하여 생각하였다. “몸에는 털이 많고 허리에는 가죽띠를 두른 사람이었습니다.”(2열왕 1,8). 메시아 예고자로 엘리야를 기다리고 있었다(말라 3,23). 초대교회는 이 모든 것이 요한 세례자를 통해 실현되었다고 믿었다. 요한은 이러한 사명에 자신을 봉헌하기 위해 바친 정열에 비추어 보아서, 또 자신보다 훌륭한 분이어서 신발을 들고 다닐 자격도 없는 자기이지만, 주님을 알리는 겸손하고도 기쁨에 찬 그의 자세를 보아서 그는 우리를 저절로 주님께로 인도해 준다.
2) 그의 가르침 또한 우리를 그리스도와 만나도록 해준다.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2절). 회개의 의무를 모면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독사의 자식들아, 다가오는 진노를 피하라고 누가 너희에게 일러 주더냐?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어라. 그리고 ‘우리는 아브라함을 조상으로 모시고 있다.’고 말할 생각일랑 하지 마라. 내가 너희에게 말하는데, 하느님께서는 이 돌들로도 아브라함의 자녀들을 만드실 수 있다.”(7-9절). 모든 것은 오직 변화되고 쇄신된 생활의 증거만이 우리가 모든 착각의 굴레를 벗어버리기 위하여 회개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3) 요한은 세례라는 행위를 통해서도 우리를 그리스도와 만나도록 해준다. 그런데 요한은 “나는 너희를 회개시키려고 물로 세례를 준다. 그분께서는 너희에게 성령과 불로 세례를 주실 것이다.”(11절). 요한의 세례는 인간들의 태도와 행동에 대하여 이미 하느님 심판의 불을 댕겼으므로 그가 선포한 회개를 세례라는 표지와 죄의 고백(6절)을 통해 실현했다. 이 모든 것은 그리스도께서 베푸시는 세례에서 성령 은총의 선물로 성취될 것이다. 그분은 “성령과 불로 세례를 주실 것이다”(11절). 세례는 이 대림 시기에 계속 회개의 태도처럼 생활화해야 한다. 세례라는 것은 우리의 생활 전체를 통해서 입증되어야 할 변화의 표지이다.
바오로 사도는 어리석은 인간의 역사가 그 의미를 되찾고 사랑의 역사로 변화되기 위해서는 그리스도께서는 반드시 다시 오셔야 한다는 희망을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그래서 인간의 역사는 모든 사람이 한마음이 되어 다 같이 한목소리로 예수님을 주님이요 우리를 구원하러 사람의 몸으로 오신 참된 하느님의 아들로서 인식하게 될 때 의미가 있게 될 것이다. (1요한 4,2-3 참조). 회개에는 그 누구도 예외가 있을 수 없다. 나 자신 하느님 앞에 부족하고 또 나약한 인간임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매 순간 진정한 회개를 통하여 우리의 마음을 비우고 우리의 마음의 문을 두드리시는 주님께 언제든지 열어드릴 준비되어있는 삶이 되도록 하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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