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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4일 _ 상지종 베르나르도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12-04 조회수 : 306

 
<재구성한 세례자 요한의 설교> 
 
하느님만을 하느님으로 모시는 벗들이여!
하느님의 정의와 평화를 사랑하는 벗들이여! 
 
회개하십시오! 
 
삶의 방향을 바꾸십시오.
제멋대로 가던 길에서 돌아서 하느님께로 향하십시오.
제 살 길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신 길을 걸으십시오.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습니다! 
 
하늘에 계신 분께서(5,48; 6,9: 7,21) 땅을 다스리러 오십니다. “네가 돌아오려고만 하면 나도 너를 돌아오게 하여 내 앞에 설 수 있게 하리라.”(예레 15,19)고 약속하신 하느님께서 여러분에게 오십니다. 그러니 주저하지 말고 한걸음에 하느님께 달려가십시오. 
 
인간의 죄악과 불의로 죽어버린 고사목(枯死木) 그루터기의 죽은 뿌리에서 피어나는, ‘지혜’와 ‘슬기’, ‘경륜’과 ‘용맹’, ‘지식’과 ‘경외’의 영을 가득 머금은 햇순과 새싹(이사 11,1-2 참조)으로 주님께서 다가오시니, 지금 당장 죽음의 길을 벗어나 생명의 길로 들어서십시오. 
 
“자기 눈에 보이는 대로 판결하지 않는”(이사 11,2) 분께서 오시니, 화려하게 덧칠한 부패의 옷을 미련 없이 찢어버리고, 회개의 옷, 청렴의 옷, 정의의 옷, “힘든 일을 하거나 무거운 짐을 져야 하는 사람, 철저히 복종해야 하는 사람이 입는 옷”, 곧 “세련되지도 우아하지도 아름답지도 않은 낙타 털 옷”(페트루스 크리솔로구스 『설교집』, 교부들의 성경 주해, 신약성경1, 마태오 복음서 1-13장, 분도출판사, 105쪽)을 입으십시오. 
 
“자기 귀에 들리는 대로 심판하지 않는”(이사 11,3) 분께서 오시니, 독을 품은 감언이설과 진실을 왜곡하는 추잡한 변명 따위는 집어치우고, 그저 ‘사람이 되시어 여러분 가운데 오시는 말씀’(요한 1,14 참조)을 담은 소리가 되십시오. 그리하여 큰 소리로 외치십시오. “너희는 광야에 주님의 길을 닦아라. 우리 하느님을 위하여 사막에 길을 곧게 내어라. 골짜기는 모두 메워지고 산과 언덕은 모두 낮아져라. 거친 곳은 평지가 되고 험한 곳은 평야가 되어라. 이에 주님의 영광이 드러나리니 모든 사람이 다 함께 그것을 보리라”(이사 40,3) 라고. 
 
그분은 “힘없는 이들을 정의로 재판하고, 이 땅의 가련한 이들을 정당하게 심판하러”(이사 11,4) 오십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불의한 권력과 추악한 탐욕이 나뒹구는 환락의 도시가 아니라, 짐짓 거룩함과 고상함의 높은 장막으로 두른 위선의 성전이 아니라, 힘없는 이들 근근이 살아가는 척박한 광야로, 빼앗긴 이들 내쫓긴 변두리로, 가난한 이들 한숨소리 그칠 줄 모르는 거친 땅으로 나가십시오. 
 
그분은 “자기 입에서 나오는 막대로 무뢰배를 내리치고, 자기 입술에서 나오는 바람으로 악인을 죽이리니”(이사 11,4), 정녕 그분과 함께 하고자 한다면, 불의와 위선을 일삼는 권력자들에게 당당하게 맞서십시오. 두려움 없이 꾸짖으십시오. “독사의 자식들아, 다가오는 진노를 피하라고 누가 너희에게 일러 주더냐?” 라고. 정녕 그분과 함께 살고자 한다면, 선을 행하다 의롭게 죽어가는 이들과 함께 하십시오. 아니, 여러분이 그렇게 죽으십시오. 
 
하느님만을 하느님으로 모시는 벗들이여!
하느님의 정의와 평화를 사랑하는 벗들이여! 
 
내가 앞장서가니 나를 따르십시오.
내가 기꺼이 내 뒤에 오실 분이 밟고 지나갈 길이 되리니
벗들 역시 기쁘게 그분의 길이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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