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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27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12-27 조회수 : 389

나의 자유를 가로막는 감옥에서 탈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1) 감옥 간수를 매수해서 탈옥한다.

2) 가장 실력 좋은 변호사를 선임해서 감옥에서 벗어난다.

3) 다른 수감자들과 친해져서 탈옥을 함께 계획하고 실행한다.

아마 대부분 두 번째를 선택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법대로 해야 한다’라고 말하면서 말이지요. 그런데 누군가가 이렇게 말합니다.

“먼저 감옥에 갇혀 있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실제의 감옥만을 생각할 수 있지만, 자기의 자유를 가로막는 감옥에 갇혀 있게 만드는 것이 참으로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하느님과 함께하지 못하도록 나를 가둬놓고 있습니다. 돈, 명예, 욕심, 죄….

이런 것에 자유롭지 않으면서도 갇혀 있다고 생각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 감옥에서 탈출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갇혀 있는 감옥, 나를 자유롭게 하지 못하는 감옥이 무엇인지 먼저 알아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매일 ‘돈’만을 외치고 생각하고 있다면 ‘돈’의 감옥에 갇혀 있는 것입니다. 매번 ‘명품’만을 생각하고 있다면 ‘명품’ 감옥에 갇혀 있는 것입니다. 누군가에 대한 ‘미움’이 가득하다면 ‘미움’ 감옥에 갇혀 있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도 세상의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것에서 우리가 자유롭게 탈출하기를 원하십니다. 그래야 하느님 나라만을 바라보며, 그 나라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는 성 요한 사도 복음사가 축일을 지냅니다. 예수님으로부터 가장 사랑을 많이 받은 제자라고 알려진 요한 사도는 오로지 주님 안에만 있으려고 노력하셨습니다. 늘 예수님 곁에 있었고, 십자가 죽음의 순간에서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으며, 예수님 부활 소식을 듣고 제일 먼저 무덤 앞으로 뛰어갔던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보면, 무덤 안에 먼저 들어가는 것을 베드로에게 양보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랑받는 제자이니 무덤에 먼저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또 먼저 무덤에 도착했으니 그 무덤 안으로 먼저 들어가도 상관없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예수님께서 교회의 반석으로 삼은 베드로를 존중합니다. 세상의 기준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오로지 주님의 뜻 안에서만 머물려는 것입니다.

우리도 사도 요한처럼 세상의 틀이 아닌, 오로지 주님과 함께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요한 사도가 선포하신 ‘영원한 생명’(1요한 1,2 참조)의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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