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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월 9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1-09 조회수 : 309

주님의 세례 축일은 전례 개혁을 통해 빛을 보게 되었다. 그것은 네 복음에 모두 일치하여 강조하는 것과 예수님의 세례와 우리의 세례 사이의 관계에 있다. 이 때문에 동방 전례에서는 오늘 성세수가 축성되고 예비자들이 세례를 받는다. 주의 세례 축일은 주님 세례의 사명을 알아들으면서 또한 우리가 받은 세례의 사명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알게 해 준다. 
 
복음: 마태 3,13-17: 예수께서 세례를 받으시다. 
 
복음에서 요한은 자신에게서 세례를 받으려 하시는 예수님 앞에서의 태도는 요한 자신의 놀라움만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렇게 당신을 낮추셨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웠던 초기 교회 신자들의 놀라움이기도 하다. 사실 요한의 세례는 회개의 표지였다. 예수께서 세례를 받으신 것은 자신을 낮추시어 죄가 없으신(요한 8,46) 당신과 죄 많은 인간과 일치를 이루고자 하심이었다. 또한 세례를 받으시는 행위는 십자가 나무 위에서(1베드 2,24) 당신 자신의 몸을 바쳐 인간의 죄를 모두 없애기 위해 세상의 죄를 대신 짊어지는 행위와 같다. “이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 저기 오신다”(요한 1,29)라고 세례자 요한은 위엄 있게 말하였다. 
 
예수께서는 세상의 죄를 짊어지고 없애시는 임무를 지금 그리고 당신의 생애 모든 순간에 수행하여 성취하신다. 그러기에 세례 드리기를 사양하는 세례자 요한에게, “지금은 내가 하자는 대로 하여라. 우리가 이렇게 해야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일이 모두 이루어진다.”(15절). 이것은 하느님의 뜻에 대한 신선하고도 철저한 충실성을 의미한다. 예수께서는 하느님의 뜻을 사람들에게 선포하러 오셨고 그분 자신이 맨 먼저 그 뜻을 생활화하신다. “잘 들어라. 너희가 율법학자들이나 바리사이파 사람들보다 더 옳게 살지 못한다면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마태 5,20). 이렇게 예수께서는 아버지의 ‘뜻’을 수행할 준비가 되어있고, 따르셨기 때문에 그분의 순명이 첫 아담의 불순명의 죄로 파괴된(로마 5,19 참조) 태초의 질서를 회복시키신다. 
 
이렇게 당신을 겸손되이 낮추어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시는 예수께서는 성령을 받으시며 아버지께로부터 사랑하는 아들(17절)로 선포하시어 메시아로 들어 높이신다. 하늘이 열리고 성령이 비둘기 모양으로(16절)라는 것은 상징적이며 암시적인 말이다. 하늘이 열린다는 말은 이제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늘과 땅이 다시 제 자리를 찾게 되고, 메시아이신 그분을 통하여 인간들이 다시 하느님께로 올라갈 수 있다는 사실을 의미하고 있다. 즉 예수께서는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신 후 그분을 활동케 하시는 성령께서 예수 안에 현존해 계신다는 사실과 예수께서 당신 자신의 메시아적 사명을 인식하고 계셨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분의 사명은 당시의 이스라엘이 기다리고 있던 메시아사상과는 아주 다르다. 그것은 겸손과 고통으로 점철된 메시아사상이다. 하늘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이러한 메시아니즘을 울리고 있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17절). 이 말씀은 죄로부터 당신 백성을 해방하기 위해 죽음에 이르기까지 메시아가 짊어지게 되는 고통과 능욕과 수치의 사명을 점진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그 유명한 야훼의 종 노래의 첫째 노래에서 취해진 것이다. 분명 메시아는 영광을 받으실 것이다. 그러나 사랑과 자비를 베풀었던 그 사람들로부터 배척을 받고 멸시를 당한 후에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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