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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2월 9일 _ 이병우 루카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2-09 조회수 : 387

"네가 그렇게 말하니, 가 보아라. 마귀가 이미 네 딸에게서 나갔다."(마르7,28) 
 
'버티어 낼 수 있을까?' 
 
오늘 복음(마르7,24-30)은 '시리아 페니키아 여자의 믿음을 전하는 말씀'입니다. '시리아 페니키아 여자'라는 것은 그녀가 '이방인'이라는 것을 말합니다.  하느님으로부터 선택된 선민의식이 강했던 유다인들에게 이방인들은 가까이 해서는 안 되는 그런 존재들이었습니다. 
 
그런 이방인 여자가, 더러운 영이 들린 딸을 둔 시리아 페니키아 여자가 예수님께 매달립니다. 자기 딸에게서 마귀를 쫓아내 주십사고 간절히 청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예수님께서는 그 이방인 여자를 개 취급하시면서 말씀하십니다. "먼저 자녀들을 배불리 먹여야 한다.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옳지 않다."(7,27) 
 
그런 개 무시에도 그 여자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예수님께 이렇게 응답합니다. "주님, 그러나 상 아래에 있는 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먹습니다."(7,28) 
 
이 흔들지 않는 마음, 그 믿음이 마귀 들린 딸을 살립니다. "네가 그렇게 말하니, 가 보아라. 마귀가 이미 네 딸에게서 나갔다."(7,29) 
 
'버티어 낼 수 있을까?' 
 
결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못 버티어 낼 것 같습니다. 수모와 무시를. 개 취급 했다는 것은 가장 밑바닥에 있는 존재로 여겼다는 것인데, 이런 큰 수모와 무시가 나에게 주어진다면 버티어 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는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만이 그런 수모와 무시를 버티어 낼 수 있다.'고 권고합니다.(권고 14, '마음의 가난' 참조) 
 
'마음이 가난하다는 것, 영이 가난하다는 것'은 '하느님의 영에 목말라 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는 곧 온갖 수모와 무시를 버티어 내신 예수 그리스도께로 향해 있는 '믿음'을 의미합니다. 
 
이 믿음이 나와 너 그리고 모두를 구원에 이르게 합니다. 
 
(~ 여호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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