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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 우리의 빛!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04-01 조회수 : 29

불안했던 대기와 날씨가 점점 안정이 되어가며, 봄의 아름다움이 점점 짙어지고 있습니다. 그처럼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도 모든 방황과 혼란을 마치고 하느님의 따사로운 사랑 안에 머물며, 기쁨과 행복과 존재와 삶의 아름다움을 꽃피울 수 있기를 희망하고 또 기도합니다.

 

길 줄만 알았던 사순시기도 점차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마지막에 우리는 어디에 도착하고 무엇을 경험하게 될까요? 사순의 끝? 부활의 시작? 그것이 무엇이 될지는 지금부터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할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 놓인 우리에게 도리 신부님의 삶을 짚어보는 일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도리 신부님은 전에 이렇게 외친 적이 있습니다. ‘주님은 당신의 아들이 드리는 겸손한 기도를 들어주셨습니다. 자연 속의 만물은 그분의 영광과 권능을 노래할지어다. 주님께서 이 불쌍한 종의 마음을 기쁨으로 가득 채우셨습니다.’ 이 외침이 세상을 울리게 된 경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도리 신부님은 하느님의 뜻에 대한 열렬한 사랑과 오랜 기도와 식별 속에서 하느님께서 자신을 선교사로 부르셨음을 확신하게 됩니다. 그리고 확신에 따라 파리외방 전교회에 지원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바로 전교회에 입회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전교회 장상들의 허락뿐만 아니라 소속 교구의 주교님과 신학교 장상들의 허락, 후원해주는 귀족들과 가족들의 동의도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들 안에 도사리고 있는 여러 사정들은 도리 신부님을 좌절시킬 수도 있었고 그 기간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길게 늘일 수도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모든 것이 다 이루어질 때까지, 도리 신부님은 마음을 졸여야 했고 가만히 기다려야 했습니다. 이러한 현실은 도리 신부님께 유혹이 될 수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스스로 나서 조율하고 조정하려고 하기보다 하느님의 자비로운 손길에 따라 모든 것이 이루어지기를 청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하느님의 주도와 자비로운 배려에 따라, 큰 어려움과 오랜 기다림 없이 선교사로서의 준비와 생활을 시작할 수 있게 됩니다.

 

도리 신부님의 이러한 여정을 사순시기를 보내는 우리의 중요한 모범으로 삼았으면 합니다. 우리는 사순시기를 시작 할 때마다 부활을 기쁘게 맞기 위한 어떤 계획을 세웁니다. 하지만 그 과정 안에서 하느님의 뜻을 찾는 일을 종종 놓치곤 합니다. 이는 우리에게 좋지 않은데, 자신에게 이루어져야 할 것과 드러나야 할 것이 불분명해 지지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흐지부지하게 사순시기를 보내거나 반대로 외적인 것, 곧 숫자나 양이나 완성도에 집착하게 되기도 합니다. 또 모든 것을 자신의 주도로 어떻게든 해보려는 유혹에 빠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불완전함과 유혹으로 얻게 되는 것은 채워지지 않는 마음과 방황하게 되는 삶뿐입니다. 그리고 부활에 대한 불확실한 마음과 기쁨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도리 신부님처럼, 다른 어떤 것보다 먼저 하느님과 그분의 뜻을 분명히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이로써 자신에게 드러나려는 하느님의 뜻을 깨닫고 확신하게 되며, 하느님의 뜻에 대한 합당한 자세와 행동을 올바로 찾고 충실히 실천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뜻을 앞세우거나 하느님을 기다리지 못하거나 하느님을 시험하려는 모든 유혹에서 온전히 자신을 지키다, 마침내 하느님께서 계획하신 때에 마련하신 모든 은총과 기쁨을 차지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노력으로 더 이상 사순시기를 자신의 약함을 알고 확인하게 되는 때로 경험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오히려 우리의 약함을 아시는 하느님의 무한한 자비와 사랑을 체험하는 놀랍고 신비로운 때로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자신만 알고 자신의 계획만 세우다 한계만 경험하는 대신 하느님의 뜻을 먼저 찾고 그 뜻을 이루기 위하여 노력합시다. 그리하여 사순의 끝이 아니라 자신에게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부활의 은총과 기쁨이 시작되게 합시다.

 

어느덧 물이 차오른 나무들이 고이 간직했던 눈을 터트리며,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려고 합니다. 그렇듯 희생과 극기로 사순시기를 지내는 우리의 마음과 영혼에도 하느님의 은총이 차오르고 있습니다. 이제 거의 다 왔습니다. 그때가 되면, 우리는 충만한 하느님의 은총으로 고이 간직했던 눈을 터트리며, 자신과 삶을 기쁨과 영광, 행복과 아름다움을 다시 찾게 될 것입니다. 부활, 그 은총의 순간까지 힘과 용기를 잃지 않으시길 기도합니다. 힘내고 용기 내시길 빕니다. 또 행복하십시오.

 

손골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