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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농성지 신부님 글

어농지기 이야기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9-01 조회수 : 154

천만번 죽을지라도 십자형틀에 매달리신 분을 모독할 수 없소~!

 

어농성지를 사랑해주시고 후원해 주시는 모든 형제자매님들께 인사 올립니다. 이제 여름은 가고 가을이 찾아왔다고 말해도 의심할 사람이 없겠지요? 지난 무더운 여름 무사히 이겨내심을 축하드립니다. 낙엽이 차곡차곡 쌓이고 벼가 노랗게 익어가는 가을의 초입 순교자 성월이 찾아왔습니다. 9월은 제가 정한 어농성지 순례의 달입니다. 우리 어농성지에 꼭 한 번씩 오셔서 하느님의 사랑과 그리스도의 향기 그리고 순교자님들의 신앙을 느껴보시기를 강력 추천합니다.

 

어농성지 (於農聖地)

을묘(1795) 신유(1801) 박해 순교 복자 17위 현양

 

천주교 수원교구 어농성지는 이 땅의 최초의 사목자로서 한국 천주교회 뿌리내림에 목숨을 바치신 주문모(야고보) 신부님을 영입(1794)하고, 그리스도교 신앙을 증거하다 순교하신 윤유일(바오로) 최인길(마티아) 지황(사바) 조선 최초의 밀사 3위의 복자님을 현양하고 있습니다. 이분들은 1795년 을묘박해 때 매를 맞아 같은 날 함께 순교의 영광을 차지하셨습니다.

또한 주문모 신부님의 사목을 함께 도와 많은 이들에게 하느님을 전한 신유박해 때 순교하신 강완숙(골롬바)’를 비롯하여 윤유오(야고보) 윤운혜(루치아) 정광수(바르나바) 윤점혜(아가다) 조용삼(베드로) 최창주(마르첼리노) 이중배(마르티노) 원경도(요한) 심아기(바르바라) 정순애(바르바라) 홍필주(필립보) 한덕운(토마스)’ 신유박해 14위의 순교 복자님들을 현양하고 있습니다.

 

조선 최초의 선교사제 주문모 신부님을 포함하여 총 17위의 순교자들은 그 성덕을 높이 인정받아 프란치스코 교황님으로부터 복자 품에 오르셨습니다. 어농성지는 1987915일 수원교구 교구장 김남수(안젤로) 주교님에 의해 축복되었습니다. 그리고 2002815일 최덕기(바오로) 주교님에 의해 을묘, 신유박해 순교자 현양 성지로 선포되었습니다.

 

저의 신앙의 선조들은 포졸들이 교우촌에 들이닥쳐 그들을 잡아 가려 할 때도 귀한 손님이나 되는 듯 포졸들에게 극진한 대접을 하고, 십여 년이 넘게 옥에 갇혀 굶주리고 헐벗고 이에 물리며 살더라도 갇혀있던 동료들을 더 생각하고 포졸들을 형제처럼 따뜻이 대하던 그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참수당하여 천국으로 돌아가는 아침에 포졸들에게 그동안 정이 많이 들었다며 오히려 위로하던 그들, 그래서 포졸들이 마치 부모 형제를 잃기나 하듯 슬퍼했다던 그들이었습니다.

순교자 성월에 어농성지에서 만날 그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