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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농성지 신부님 글

어농지기 이야기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11-01 조회수 : 189

찬미 예수님!

 

노란 은행잎이 자신을 탄생시킨 나무와 이별하며 땅바닥으로 떨어지는 아름다운 계절 가을입니다. 어농성지를 사랑해 주시는 교우 여러분 묵주기도 성월 잘 보내셨지요? 벌써 위령성월이 찾아왔습니다. 죽은 모든 이들의 영혼, 특히 연옥 영혼들이 하루빨리 하느님 나라에 입성할 수 있도록 기도하는 달입니다.

제가 사제서품을 받기 전에 미혼모들의 시설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정말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를 낳았지만 현실적인 사정과 여러 이유들로 키울 수 없어서 입양을 보내는 어머니를 보았습니다. 추운 날인데도 가벼운 옷차림에 아이를 꼭 안고 눈물만 흘리는 미혼모, 아기를 데리러 차가 오고 이제 생이별을 해야 하는 순간에 울고불고 안 된다고 소리치지만 억지로 떼어 아기를 데리고 차는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그 어머니는 맨발로 멀어지는 차를 쫓아가며 괴로운 눈물을 끝없이 흘렸습니다. 이런 생이별의 현장을 저는 처음 경험하였기에 그 충격이 작지 않았습니다.

위령성월에 낙엽을 바라보며 죽음을 묵상하는데 과거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살아서 이별도 이렇게 힘든데 죽음이 가져오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은 얼마나 더 슬플까? 이제 더 이상 볼 수도, 손을 잡을 수도, 목소리를 들을 수도 없다는 사실에 죽음의 이별이 엄청난 두려움으로 느껴집니다.

하느님 말씀인 성경을 보면 우리가 처음부터 죽음을 맞이하도록 창조되지 않았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에덴동산이라는 완전한 곳에서 고통도, 부끄러움도, 추위와 더위도, 슬픔도 그리고 죽음도 만나지 않고 행복한 삶을 누리라고 우리를 사랑으로 창조하셨습니다. 하지만 하느님이 아니라 죄를 선택한 우리의 자유의지 남용으로 끔찍한 죽음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죄의 결과는 죽음입니다.

 

예수님이 돌아가셨다가 다시 살아나셨듯이, 하느님은 예수님을 통하여 죽은 이들을 예수님과 함께 데려가시리라. 아담 안에서는 모든 사람이 죽었지만, 그리스도 안에서는 모든 사람이 살아나리라.”-위령의 날 첫째 미사 입당송-

 

예수님의 벗이요 제자인 우리는 죽음만 기다리며 살아가는 존재가 아닙니다. 부활을 희망하는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우리 죄의 결과로 죽음을 피할 수 없지만 주님께서는 우리를 죽음에서 생명으로 데려다주실 것입니다. 먼저 세상을 떠난 영혼들을 위해 기도드리며 위령성월에 우리도 부활을 강하게 희망하면서 달릴 길을 성실히 달려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