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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산성지 신자 글

받은 게 없는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2-01 조회수 : 153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인간이 만든 기계가 인간을 따라잡을 만큼 발달되어

원하는 대답을 들을 수 있을 정도다. 단어를 입력하고 그 단어에 맞는 글을 써달라고 하면 문장을 만들고 소설이든 에세이를 완성시킨다. 그런가하면 저장된 데이터를 응용도 한다. 아는 사람이 궁금한 게 있어서 쳇 GPT 라는 인공지능에이아이에게 물었다고 한다. 미래를 제 멋대로 쪼개고 나누어 긴 결과를 내놓아 몹시 황당해 정확한 거냐고 물었더니 기계는 그냥 꾸민 거라고. 왜 거짓말을 하느냐는 물음에 그냥 해본 거라는 답을 보내왔다며 어이없어했다.

몇몇 사람들이 만나는 모임에서 한 사람이 몹시 화가 난 표정으로 말을 했다. 자신은 주일미사를 꼬박꼬박 참례를 했고 신자로서 해야 할 기도도 열심히 하며 하느님을 섬겼는데 왜 나쁜 일이 계속 자신에게만 생기는지 원망을 했다. 자신이 하느님께 드린 거에 비해 받은 게 하나도 없는 말에 사람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받은 게 없는지는 자신이 더 잘 알지 않을까. 애써 나쁜 결과에만 초점을 맞추느라 받은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닐지.

지금을 생각해보자. 기계가 인간의 노릇을 하고 있는 지금. 자신을 돌아보지 않는다면 모든 것들에 적대감이 생길 것이다. 지금 자신이 하느님을 원망하고 있다는 것은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고 코마상태로 병원침대에 자신이 누워 있다면 아무 감정을 가질 수도, 전할 수도 없다. 돌이켜 생각하면 자신이 겪은 그것보다 더 큰일이 생겼을 수도 있다.

어제의 화가 오늘은 생기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그것이 하느님의 자비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자비의 은혜를 받은 것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감사에는 느리고 원망이나 한탄에는 빠르게 반응한다면 어두움에 갇힌 것이다. 어둠 속에서 뭔가를 찾기는 어렵다. 그리고 자신과 관계가 있는 모든 것이 끊긴다.

원하는 게 많아 받은 게 없다고 여기는 것은 아닐까. 자신이 받은 은총을 묵상과 기도를 통해 찾으려 하면 분명히 하나라도 느끼게 된다. 가령 어느 시기에 자신을 괴롭혔던 것들이 불행으로 이어졌고 또 자신의 선택으로 벌어진 잘못된 결과는 다른 사람때문이라고 떠넘기는 것은 아닐까.

하루의 삶을 소중히 여긴다면 눈앞에 펼쳐지는 모든 것이 평화롭고 고마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