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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내성지 신부님 글

'저는 주님의 도우심이 필요한 부족한 존재입니다.'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2-01 조회수 : 141

220년 전에 출생하셨었고, 157년 전에 순교하셨던 정은(바오로) 할아버지의 천상탄일이며 기일인 113일에 묘소가 있는 단내 성가정 성지 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하였습니다. 많지 않은 숫자의 미사 참여자가 함께 하여 주셨고, 평상시와 다름없는 평일미사(연중 1주간 토요일)였습니다만, 순교자 할아버지의 영원한 안식을 위한 하느님의 자비를 청하였고, 시복 시성이 빨리 이루어지기를 청하였습니다.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교리 지식으로는 순교하신 분들은 주님의 나라(천당)에 가시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풍족한 삶을 살고 계신다는 것을 믿고 있으니, 시복 시성 되신다는 것이 그분들에게 무슨 복락을 더 누리게 해드리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습니다. 시복 시성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자신을 위한 것입니다. 교회적으로 복자나 성인으로 인정하는 것은 그분들을 우리가 본받을 수 있는 복되고 거룩한 분으로 공포하는 것이고, 또한 본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중요)한 핵심입니다. 이제까지 해오던 습관대로 내가 원하는 것이었던 안식과 시복 시성을 청하였지만, 진정으로 아버지 하느님께서 지금 이 시대에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는, 삶의 전부였던 세관에 편안히 앉아 있던 알패오의 아들 레위를 보시고 예수님이 '나를 따라라' 하시자, 레위는 일어나 자신의 안정된 삶을 버려두고 예수님을 따랐습니다. 157년 전에 정은(바오로) 할아버지는 체포하러 왔던 포졸들을 보고는 주님께서 당신을 향한 믿음, 희망, 사랑을 증언하도록 부르셨음을 받아들이고, 도망가거나 회피하지 않으셨고 체포되신지 25일만에 백지사로 목숨을 바쳐 증언하였습니다. 이에 비해서 나는 주님께 청하는 것이 우선이고, 주님이 내게 원하시는 것을 지차의 것으로 밀어두거나 외면하였던 그동안 나의 삶을 반성합니다. 그동안 내가 청한 것이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느껴지면 주님이 기억하시도록 악을 쓰듯 기도하였고, 주님이 보시기에 더 좋은 것을 주셨음에도 감사드리는 것은 고사하고 불평을 일삼는 삶이었음을 고백하며, 주님께서 내게 원하시는 것을 우선으로하는 삶을 약속드립니다. 작심삼일의 삶을 살아왔던 것이 그동안의 부족한 나의 모습이었지만 오늘부터 그 약속과 결심을 3일마다 반복 작심함으로써 지속되는 삶으로 나아가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병자들에게 의사가 필요하다'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면 먼저 우리 자신의 부족함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할 것입니다. 병약한 사람에게 의사가 필요한 것이고, 목마른 사람에게는 물이 필요하듯 부족함을 느끼는 사람에게는 그 부족함을 정확히 채워지는 것이 필요한 것입니다.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만족함이나 교만함에서 벗어나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부족함을 찾아내고 인정하는 것이 필요(중요)합니다. '주일미사 빠진 죄''이 밖의 알아내지 못한 죄'뿐이라는 고백자는 그것만 용서받을 뿐이지만, 믿음 희망 사랑의 작은 것까지도 부족함을 깨닫고 용서를 청할 때 주님의 더 큰 사랑과 용서를 체험할 수 있고 더 큰 감사를 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부족한 것이 누구의 도움으로 채워진다면 정말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한 치 앞도 예측하지 못하고 분간도 하지 못하는 내가 매일을 살아오고 있다면, 희망의 또 한 해를 맞이하였다면, 분명 주님의 은총 덕분일 것입니다. 단내 성가정 성지 후원 회원 여러분. 모두, 이미 베풀어주셨고 또 앞으로 베풀어주실 주님의 은총에 감사드리는 삶, 주님이 원하시는 것이 여러분 삶 안에서 모두 이루어지는 은혜의 한 해가 되시기 바랍니다.

 

-성지에서 현양하는 하느님의 종 정은 바오로 순교자의 5대손 되시는 정운택 안드레아 신부님이 함께 미사봉헌을 해 주셨고, 미사 중에 주신 말씀을 글로 부탁을 드렸는데, 흔쾌히 허락해 주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순교자의 후손으로서, 또한 47년이라는 긴 사제의 삶을 살아가시는 원로신부님께서 주신 귀한 마음이 후원회원분들에게 전해졌으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