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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01-01 조회수 : 23

2025년 을사년의 새로운 태양이 떠올랐습니다. 어농성지 후원회원 여러분 모두 하느님의 축복 많이 받으시고 堅忍不拔(견인불발-굳게 인내하고 발을 빼지 않는다는 뜻으로 아무리 어려운 상황을 맞아도 마음이 흔들리거나 뜻을 굽히지 않고 끝까지 인내하여 목표를 달성한다는 의미의 사자성어) 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찾아왔습니다. 예수님의 ‘MBTI’는 무엇일까? 예수님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셨으니 모든 인간이 지니게 되는 고유한 성향이 있지 않았을까 궁금함이 생겼습니다.
저는 내향형(I)이라서 많은 사람들 앞에 서는 것에 큰 두려움을 느낍니다. 이런 저의 성향이 마음에 들지 않아 신학교 입학 후 첫 학기부터 손을 들어 반 총무를 맡기도 하고 연극부 동아리 활동을 해봤지만 역시 타고난 성향은 변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지금도 사람들과 긴 시간 함께 있으면 피로를 많이 느낍니다.
저는 감각형(S)이라 미래의 가능성과 전체적인 패턴보다는 현재의 사실과 구체적인 정보에 더 많이 집중합니다. 그리고 저는 사고(T)의 성향이 강해서 감정보다는 논리적 바탕을 기준으로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인식형(P) 성향이 강하여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삶보다 유연하고 자율적인 삶을 추구합니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을 몇 가지 성향으로 나누어 판단할 수 없지만 타고난 성향이 있고 나와 다른 성향의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과정은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어농성지에 살고 있는 저는 내향형이지만 아이들을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식사를 하고 찬양에 맞춰 춤추고 노래하며 행복하게 지냅니다. 그리고 사고의 성향이 강하지만 성지에서 만나는 아프고, 힘들고, 고독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눈물도 흘리고 함께 공감하고 그들과 같은 지향의 기도를 바칩니다.
우리의 스승 예수님은 열정적이고 활동적인 외향형(E). 오감에 의지하여 현재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미래 지향적인 가능성과 의미를 추구하는 직관형(N). 개인의 가치과 감정을 중요시하는 감정형(F). 그리고 분명한 목적과 방향을 향해 돌진하는 판단형(J) 성향이셨을 것임이 저의 추측입니다.(그러고 보니 저는 ISTP 인데 예수님은 ENFJ 라는 추측의 결과로 예수님과 저는 맞는게 하나도 없다는 결론이...ㅠㅠ)
하지만 우리에게 희망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너무 잘 알고 계십니다. 예수님은 저에게 많은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활동적으로 사목하고 현재보다는 미래를 중요시 여기라고 하지 않으십니다. 만나는 모든 사람들의 감정에 최대한 공감하면서 한 번 세운 계획은 절대로 바꾸지 말라고 강요하지 않으십니다. 제가 받은 고유한 성향을 활용하여 희망을 갖고 오늘도 내일도 나의 십자가를 지고 당신의 뒤만 바짝 따르면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 받은 것 중에 나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우리가 태어나면서 지닌 성향도 그렇습니다. 더 이상 내 맘에 들지 않는 나의 성향에 불만을 갖거나, 닮고 싶은 사람의 성향을 부러워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2025년 새해를 하느님의 자녀로서 나답게 살아갑시다. 예수님은 여러분을 위해 세상에 태어나시고 당신을 드러내시며 성령과 교회를 통해 무한한 사랑을 한없이 베풀어 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