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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근성지 양근 성지에서 온 편지 2

무엇이 그리 두려운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1-02-01 조회수 : 24

무엇이 그리 두려운가?


  한겨울 속의 봄날입니다. 오늘 한낮 온도가 무려 12도까지 올랐습니다. 성지 자전거 도로로 산책하는 사람들이 쉼 없이 오고 갑니다. 양근 성지 후원 가족 모두에게 따뜻한 봄기운 같은 인사를 올립니다. 

  코로나 19로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우울해하고, 두려워합니다. 두려움은 욕망과 소유욕에 의해서 생기는 것입니다. 그러니 무엇이 되고자 하는 생각을 내려놓고, 누군가를 소유하려는 욕망을 내려놓았으면 합니다. 실상 죽음의 순간에는 세상 모든 물질 또한 나와는 관계가 없으니 지나친 소유욕에서 자유로워지시길 바랍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하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자신의 십자가를 짊어지고 가는 것은 바로 이런 의미입니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죽음을 끊임없이 짊어지고 살아야 하며, 모든 사람은 매순간 죽어야 하고, 모든 사람이 십자가 위에 매달려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삶을 온전하게 살아가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입니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살리는 분도 주님이요, 죽이는 분도 주님이니 죽고 사는 문제에 대해 너무 염려하지 말고 주님의 날개 안에서 자유롭게 숨 쉬며 놀았으면 합니다.

  사도 신경은 우리에게 죄의 사함과 육체의 부활과 영원한 삶을 보장합니다. 우리는 매 주일 미사 시간, 묵주 기도를 시작하며 사도 신경을 바칠 때 마다 모든 죄의 사함을 믿으며 모든 죄책감을 날려 버리고, 육체의 부활을 믿으며 힘겨움 중에 있는 몸과 마음이 곧 좋아질 것을 믿어야 합니다. 아울러 영원한 삶을 고백하며 하느님 안에 사는 사람은 그 누구도 죽지 않는다는 믿음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그러니 모든 것은 주님 안에서 일어날 일은 일어나고, 만날 사람은 만난다는 운명, 하느님의 뜻을 믿고 모든 두려움을 떨쳤으면 합니다. 


  주님의 기도를 바칠 때마다 우리는 일용할 양식을 달라고 합니다. 이 일용할 양식은 다름 아닌 삶의 에너지입니다. 삶의 에너지는 믿음, 소망, 사랑, 즐거움, 기쁨, 희망, 평화 등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습니다. 

  삶의 에너지가 충만해야 결코 두려움의 늪에 빠지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삶의 에너지를 충만히 지니고 살기 위해서는 인생사에서 경험하는 사랑, 미움, 분노 등을 상상하고 표현을 했으면 합니다. 


  저는 점심을 먹고 별다른 일이 없으면 양강섬을 한 바퀴 돌곤 합니다. 양감섬을 돌면서 저는 버릴 건 버리고, 바라볼 건 바라보는 나만의 기도 시간을 갖습니다. 그리고 특별히 미움과 분노가 있는 경우에는 양강섬을 벗어나 양평 군청 쪽으로 길을 돌립니다. 양평 군청으로 가다 보면 곳곳에 쉬는 돌의자가 있고, 조금 더 가다 보면 자전거 충돌 시 부상을 줄여주는 스트로폼으로 감싼 벽이 등장합니다. 

  벽 앞에 서서 내 안에 있는 미움과 분노를 주먹질과 발차기로 날려 버리는 예식을 하고 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미움과 분노는 이런 식으로 해결을 하고, 사랑은 절대로 알려 줄 수 없는 상상을 합니다. 더이상 많은 것을 알려고 하지 마십시오. 잘못하면 다칩니다. 


  또한, 윤리, 도덕의 이름으로 침투적 사고를 억압하지 마십시오. 침투적 사고란 엉뚱한 생각이 갑자기 떠오르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면 함께 밥을 먹는 사람에게 욕이 터져 나오거나, 한 대 쥐어박는 생각입니다.          

  우리가 침투적 사고를 억압하면 몸과 마음이 병이 듭니다. 그러면 침투적 사고의 폭을 넓혀 공상을 다 하고 나면 더이상 침투적 사고의 영향을 받지 않게 됩니다. 

  상상도 자유, 착각도 자유라고 했습니다. 그러니 윤리, 도덕 개의치 말고 마음껏 상상하고 표현하십시오. 그래야 건강한 삶을 살게 됩니다. 


  지난 1월 20일 미국 대통령 취임식이 있었습니다. 이날 주인공인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존 F.케네디 이후 두 번째 가톨릭 신자 대통령입니다. 

  취임식 당일 조 바이든 당선인은 아침 미사를 봉헌하고,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성경에 손을 얹고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고, 취임 연설에서 온 영혼을 다해 미국을 재건하겠다고 했습니다.

  미국 대통령 취임식을 보면서 이렇게 가슴 뭉쿨 한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같은 하느님을 믿고, 같은 신앙을 고백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된 것도 기쁜데 신앙의 용어인 영혼이라는 말을 취임사에서 한 것이 큰 감동입니다.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온 세상을 얻고도 영혼을 잃어버리면 무슨 소용이 있나? 하고 말입니다. 내 영혼이 삶의 에너지로 풍요로워지고, 사랑이 흘러 넘치게 하기 위해서는 두려움을 극복해야 합니다. 두려움이 많으면 결코 삶의 에너지도, 사랑도 흘러넘치지 못합니다. 

  매 순간 밀려드는 두려움을 지켜보고, 함께 하면서 하느님께 내 삶을 온전히 맡기길 청합니다. 

 

 2021년 2월 하느님 당신 마음대로 하세요.

 

양근 성지 전담 권일수 요셉신부 올림